박성현은 지난해 11월 팬텀 클래식 이후 미국 무대에 진출한 뒤 이날 처음으로 국내 대회에 출전했다. 국내 골프 팬들은 아침 일찍부터 오랜 만에 박성현을 보기 위해 힘찬 발걸음을 함께 했다. 오전 8시45분 10번홀(파4)에서 첫 티샷을 날린 박성현은 팬들의 엄청난 함성과 박수를 받으며 시작했다.
박성현은 “오늘 오전 조였는데도 너무 많은 분들이 오셔서 정말 깜짝 놀랐다. 미국에서는 마지막 홀 말고는 이렇게 많은 갤러리가 없었다. 갤러리 없는 대회도 이젠 적응을 했는데…”라면서 “정말 행복했다. 평일 오전에 이 정도 갤러리는 처음인 것 같다. 너무 많이 오셔서 감사하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활짝 웃었다.
박성현은 이날 버디 5개를 잡았지만, 더블보기 1개와 보기 1개를 적어내 2언더파 70타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공격적인 플레이는 여전했지만, 실수가 잦았다. 특히 퍼트가 좀 아쉬웠다. 14번홀(파4)에서는 50㎝ 보기 퍼트를 놓쳐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퍼트 실수는 이유가 있었다.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 퍼터를 바꿔 들고 나섰다. 예전부터 쓰고 싶었던 퍼터가 있었는데 미국 메이저 대회가 있어서 감히 교체를 못했다. 중요한 대회가 끝난 뒤 퍼터를 바꾼 것. 박성현은 “어제부터 새로운 퍼터를 잡았다. 퍼터 페이스의 타구감이 부드럽다. 그런데 바꾼 퍼터가 좀 무거워서 거리가 더 멀리 나가 대체로 길었다”며 “사실 내가 잘 못 맞춰서 그런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남겼다.
박성현은 “오늘 경기는 만족스럽지 않다. 코스에 완벽히 적을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좋은 샷도 2~3개 밖에 없었다”면서도 “이 코스에서는 항상 우승 욕심이 있다. 2, 3라운드가 남아 있는데 이런 아쉬움 때문에 조급한 마음을 안 가졌으면 좋겠다. 선두권에서 좀 멀어졌지만, 따라갈 수 있는 기회는 또 있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