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입법기관으로서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수많은 법을 연구하고 법제화합니다. 민생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공정한 경제 성장의 토대를 만들기 위한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는 20대 국회 내내 계속 될겁니다. <아주경제>는 한국 경제·민생을 바꿀 20대 국회 생활·경제 법안을 발굴해 소개하겠습니다. 모든 법에는 논란이 있고, 논쟁과 토론이 따릅니다. 이 법이 치열한 토론 끝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어도 의미있는 '법안의 탄생', 그 시작을 기록합니다. <편집자 주>
금융·주식·노동 시장은 서민 경제와 직결돼 있고, 이 안에서 불공정 경제 행위가 벌어질 경우 많은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내부자들'의 공익 신고가 자본·노동 시장 안에서 은밀하게 벌어지는 위법 행위를 바로잡는 데 효과적이지만, 금융·주식·노동 시장 내 '내부고발자'들은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에서 '공익침해행위 대상 법률'로 규정한 279개 법 안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과 '근로기준법'이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재호 의원은 2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법안 발의 취지를 묻자 "(금융·주식·노동 시장은) 내부고발을 활성화해야 하는 영역인데 (현행법상) 내부고발자 보호 조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공익 침해 행위를 신고한 내부고발자를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2011년 제정됐는데, 적용 대상은 279개 법으로 한정돼 있다. 즉, 그 외의 법률 위반을 신고한 자는 법의 보호를 요청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가령 주식 시장에서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해 시세 차익을 얻는 위법 행위를 신고하는 경우, 상식적으로 '공익'이라고 판단할 수 있지만, 현행법상 '공익 침해 행위'에 해당하는 사실을 신고했다고 인정 받지 못한다. 법률상으로는 공익이 아닌 것으로 제한돼 있는 셈이다.
금융·주식·노동 시장 조직 내부에서 은밀하게 벌어지는 위법 행위는 조직 구성원이나 연루된 당사자가 신고해야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 정 의원은 "주식 시장의 경우 내부에서 누군가 제보하지 않으면 내부 사정을 잘 모른다"며 "마찬가지로 노동 시장에서도 회사 내부에서의 위법 행위를 노동조합이나 개인이 외부에 알리고 싶어도 내부 분위기 때문에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익 신고로) 외부로 노출해야 사회·문화적 적폐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 시장의 감시자'인 금융감독원의 임직원들이 내부 윤리 규정을 어기고 방만 경영한 실태가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고, 부산은행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되는 등 금융 조직의 쇄신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내부 감시·고발자들이 용기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물론 법과 제도만으로 공익신고자를 보호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또 이 법이 통과된다고 해서 자본·노동 시장에서 공익 제보가 늘어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청렴 한국 실현'을 제시하고 공익신고자 보호 강화를 천명한 만큼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만들기 위해 법의 허술함을 고치자는 게 개정안의 취지다.
정 의원은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개정해 내부고발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공익신고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