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영상톡] 슬리피, "이제 래퍼로서의 나를 보여줄 때"

2017-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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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슬리피가 서울 종로구 아주경제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저는 힙합가수고 래퍼입니다. 저만의 색깔을 가진 진짜 래퍼로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슬리피(33)가 래퍼로서 새 출발을 다짐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쇼미더머니' 시즌 6에 출연했지만 본선에 나가지 못하고 탈락했다. 하지만 탈락을 아쉬워하지 않고 오히려 탈락했다는 이야기를 스스로 털어놓으면서 제2의 도약을 약속했다. 

래퍼 '슬리피(Sleepy·김성원)'를 최근 아주경제 본사에서 직접 만났다. 

슬리피는 ‘쇼미더머니6’에 본선을 앞둔 4차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는 “이 정도까지 생각했어요. 아쉬움은 없죠. 만약 준비를 더 해갔다면 사실 더 올라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더라구요. 최소 여기까지 가려고 했는데 딱 거기까지만 갔어요”라며 “준비를 안 해서 후회는 없습니다. 준비를 했는데 떨어졌다면 아쉬웠을 것 같아요. 다음시즌이 있다면 꼭 철저히 더 준비해서 출연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그룹 언터쳐블로 데뷔한 슬리피. 이에 ‘쇼미더머니6’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쉽지 않았다.

그는 “엄청 갈등이 많았어요. 소속사 고위 관계자도 나가지 말라고 했는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뭔가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현존하는 음악 예능중에서 제 음악으로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니까요. 나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죠"라고 출연계기를 밝혔다. 

그간 슬리피는 예능 이미지로 인지도를 높였으나 래퍼로서는 주목도가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 '진짜 사나이', '우리 결혼했어요'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 출연 이후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정작 자신의 음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점점 줄어들었다. 이번 ‘쇼미더머니6’를 통해 다시 한 번 래퍼로서 대중들에게 각인됐다는 점만으로도 그는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충분히 성공적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이국주 씨와 결혼생활 잘 봤습니다'하던 분들이 '쇼미더머니 잘봤다'고 인사해주세요. 큰 변화죠. 이제부터 시작아닐까요?"라고 말한다. 

쇼미더머니 시즌 6에서 선보였던 랩들로 지난 11일 여섯 번째 디지털 싱글 ‘맘대로’를 발표하기도 했다. 오는 11월 중에 '해쉬스완'과 함께 또 한장의 앨범도 준비중이다. 역시 쇼미더머니가 이어준 인연이다. 또 다른 아티스트가 섭외된다면 좀더 다양한 음악도 담아내볼 계획이다. 이어서 내년 봄에 첫 CD를 발매할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 더 나아가 슬리피는 차후 레이블 설립에 대한 꿈을 갖고 있었다.

그는 해쉬스완과의 작업에 대해 “보통 앨범 작업도 혼자하다보니까 래퍼들이랑 같이 있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같이 랩 연습하고 느끼는 기분이 오랜만이었어요. 오디션으로 친해진 관계니까 더 돈독해지더라고요. 이걸 계기로 노래가 나오면 피드백도 많이 요구하고 있어요. 실제로 제가 어떤 음악을 하면 어울릴 것 같은지 물어보면 솔직하게 말해주거나 어울리는 비트를 보내주기도 하고요.”

래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다는 슬리피는 “계속 곡을 발표할 계획이에요. 그렇게 하면서 방송도 병행하는 래퍼가 되고 싶습니다. 꾸준히 래퍼로 활동하는 모습 보여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래퍼 슬리피가 서울 종로구 아주경제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슬리피는 과거 디액션(D.Action·박경욱)과 힙합듀오 언터쳐블로 활동한 꽤나 잔뼈 굵은 래퍼다. '텔 미 와이(Tell Me Why)', '잇츠 오케이(It's Okay)', '오(Oh)', '가슴에 살아' 등의 곡으로 음악 팬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솔로 활동을 병행한 이후에도 송지은과 함께 부른 '쿨밤'으로 차트 1위에 오른 적도 있다. 하지만 예능 이미지가 각인돼 있고 쿨밤의 성공 이후 랩 가요를 하는 가수가 된 듯, 사랑 노래에 특화된 가수로 변질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쇼미더머니'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지금 슬리피의 음악 열정은 최대치다.

"요즘 힙합 팬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요. 트렌디한 스타일을 계속 연구하면서 꾸준히 래퍼로서 뭔가를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해쉬스완과도 콜라보를 하기로 얘기가 되어 있고, 내년쯤 선보일 예정인 솔로 정규 앨범도 진짜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언터쳐블 앨범도 틈틈이 준비 중이고요. 다시 멋진 래퍼로 인정받게 되는 날이 오면 힙합 크루를 이끌어 보고싶다는 포부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예능출연을 접겠다는 뜻은 아니다. 기회가 된다면 시트콤도 꼭 한번 해보고 싶고 아직 나가보지 못한 무한도전, 아는 형님, 냉장고를 부탁해, 수요미식회 등 즐겨보는 예능들에도 나가고 싶다. 

"예능 출연은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제작진 분들이 불러주시면 할 수 있는 건데 불러주신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죠. 원래 사람들을 웃기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음악하는 슬리피, 예능하는 슬리피 모두 긍정적인 시선으로 지켜봐 주세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는 슬리피. 

"자기만의 스타일이 없으면 오래가는 래퍼가 될 수 없잖아요? 음악은 정말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저만의 색깔을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팬클럽도 생겼어요. 저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좋다고 해주세요. 지켜봐주세요. 자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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