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4차 산업혁명시대와 사내벤처 창업

2017-09-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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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호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사무총장

[김형호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사무총장]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했다. 종전 1·2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생산동력의 발명을 기반으로 했었다면, 3차 산업혁명은 생산방식의 변화를 기초로 했다. 이에 비해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 및 초지능을 특징으로 하는 생산과 유통, 소비상의 전반적 생태계 변화를 일컫는다. 바야흐로 인공지능과 생명과학, 로봇기술 등이 주도하는 기업생태계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핵심요소로는 스마트 팩토리를 꼽을 수 있다. 스마트 팩토리는 공장설비에 설치된 센서와 사물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조설비의 정보를 공유해 기기의 불량이나 제조 과정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예측, 개선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생산 시스템과 연동돼 주문량뿐만 아니라 소비자 선호모델, 나아가 경영적인 요소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되면서 기술의 융복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기업의 지속가능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우리는 사내벤처(Internal Corporate Venturing) 제도를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사내벤처는 기업에 소속된 소집단이 기업 내에 새로운 사업을 만들거나 조직 전체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일련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사내벤처의 추진목적은 사업다각화, 신제품과 신규개발의 효율화, 신사업 활성화를 위한 여건조성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창의적 조직문화 형성을 통한 잠재능력의 배양, 급격한 경영 환경변화 하에서의 조직 슬림화, 조직유연성 확보 등을 목적으로도 시도된다. 사내벤처는 모기업의 자원을 활용, 새로운 사업을 만들기 위해 기업 내 설립한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조직이라고 하겠다.

국내에는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36개 대기업이 사내창업제도를 운영해 171개의 사내 분사를 두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사내벤처가 활성화되지 못한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먼저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사내벤처를 통한 분사창업기업이 많이 나오려면 대기업 등 기존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참여는 물론 기존기업이 보유한 경험과 지식, 자원을 사외의 창업기업과 공유해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 대기업이 창업기업을 단순히 지원 대상이 아니라 잠재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서로 같이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도록 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사내벤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필요요인과 저해요인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먼저 필요요인으로는 모기업의 전략개발, 자금 조달, 자원 활용, 운영참여 등이 조사되고 있다. 반면 저해요인으로는 모기업의 전문성 부족, 프로세스의 비효율성, 복잡한 의사결정구조, 상충된 목표 등이 알려져 있다. 성공요인과 저해요인을 꼼꼼하게 분석하여 고착화되고 있는 낡은 기업구조를 신선하고 건강한 기업생태계로 만들어가야만 한국 경제의 미래가 밝을 것이다.

끝으로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성장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 미국과 독일에서는 지역에 있는 산업 클러스터들이 지역의 기업 환경과 지역 정보를 사내창업기업과 공유하고 구직자, 투자자, 창업희망자에게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내벤처창업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기술 기반형 창업과 일자리를 동시에 만들 수 있는 사내벤처창업에 전향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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