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포스트 메이웨더’의 자리는 그 누구도 차지하지 못했다. ‘미들급 최강자’ 겐나디 골로프킨(35·카자흐스탄)과 ‘멕시코 복싱 영웅’ 카넬로 알바레스(27·멕시코)가 난타전 끝에 무승부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골로프킨과 알바레스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국제복싱연맹(IBF) 미들급 통합챔피언 타이틀전에서 12라운드 종료 1-1 판정으로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러시아 출신으로 카자흐스탄 국적을 가진 골로프킨은 현재 미들급 통합챔피언으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라이트미들급 금메달, 2003년 방콕 세계선수권대회 미들급 금메달, 2004년 아테네올림픽 미들급 은메달 등을 획득하며 아마추어 전적 310승10패의 전적을 갖고 있다. 프로 전향 이후 현재까지 37전 전승 행진을 벌이며 KO 승률도 90%(33회)를 기록한 현존 미들급 최강자다. 특히 외할아버지가 한국인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근한 선수다.
알바레스는 골로프킨보다 여덟 살이나 어리지만, 프로 경력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알바레스는 프로 전적 51전 49승(34KO)1무1패를 기록했다. 알바레스가 유일하게 1패를 당한 상대는 올해 공식 은퇴한 ‘무패 복서의 전설’ 플로이드 메이웨더다.
골로프킨과 알바레스는 모두 공격적인 인파이터 성향을 갖고 있는 선수다. 하지만 이날은 골로프킨이 강한 압박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한 채 알바레스를 몰아붙였고, 알바레스는 아웃복싱 위주로 조심스럽게 경기를 펼쳤다.
골로프킨은 적극적인 공격성에서 앞선 반면, 알바레스는 정타 위주의 포인트 전략으로 맞섰다. 경기 초반에는 알바레스가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으로 골로프킨에게 틈을 주지 않았다. 골로프킨은 4라운드 이후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며 특유의 인파이트 공격을 살려나갔다. 하지만 두 선수는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번 매치는 메이웨더가 떠난 미들급 최강자를 가리는 자존심 대결이었다. 하지만 용호상박 경기력을 보이며 무승부로 승패를 가리지 못해 당분간 ‘포스트 메이웨더’ 자리를 놓고 치열한 혈전이 펼쳐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