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은 14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6482야드)에서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극도의 샷 난조를 겪으며 초반 5개 홀에서 무려 6타를 잃었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박성현은 첫 홀은 파로 시작했으나 두 번째 11번홀(파4)에서 9타 만에 홀아웃을 하며 무려 5오버파를 기록했다. 티샷이 러프에 들어간 뒤 벙커를 오가며 크게 흔들리며 끝내 퀀투플보기를 적어냈다. 박성현이 미국 진출 이후 처음 겪은 최악의 샷이었다.
이후 박성현은 12, 13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2타를 만회했지만, 다시 14번홀(파3)에서 트리플보기를 범해 무너졌다. 5개 홀에서 6오버파를 기록한 박성현은 경기를 시작한 60명의 선수들 가운데 최하위로 떨어졌다.
반면 억울한 선수들도 속출했다. 이날 5개 홀까지 2언더파를 치고 있던 세계랭킹 1위 유소연(27)과 제시카 코다(미국)는 공동 선두로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이날 경기가 전면 무효화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에비앙 챔피언십이 악천후로 대회가 축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메이저 대회로 승격된 2013년에도 폭우로 인해 54홀 대회로 축소된 바 있다. 5년 동안 두 차례나 메이저에 어울리지 않는 ‘54홀 대회’의 옷을 바꿔 입어 대회 개최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미국 골프채널과 ESPN 등 다수의 매체는 “에비앙이 메이저 대회의 격을 갖추기 위해선 72홀로 경기를 치르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 성급한 이번 결정으로 메이저 대회의 무게감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대회에 참가했던 선수들도 SNS를 통해 불만을 토로하며 LPGA를 비난했다. 공동 선두로 출발했던 코다는 “와, 신난다”며 비꼬았고, 안젤라 스탠포드(미국)는 ‘잔인하다’는 해시태그를 달며 “2언더파 선수들의 스코어는 유지했어야 했다”고 적었다. 재미동포 앨리슨 리는 “멋지다 LPGA”,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은 “햇볕이 쨍쨍하고 날씨가 좋다”며 맑게 갠 골프장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또 54홀 축소 대회로 치르게 된 에비앙 챔피언십은 1, 2라운드가 하루씩 순연돼 진행되고 이때까지 결과를 기준으로 컷 통과 선수들을 가려내 최종 3라운드를 치른다. 불편한 마음을 품고 다시 대회에 나서야 하는 선수들은 예상치 못한 대회 상황이 최대 변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