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난시청 해소' 관련법 제정 서둘러야

2017-09-1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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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IT중소기업부장]

‘사람이 먼저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문재인 대통령 시계가 지난 8월 세상에 나왔다. 현 정부의 국정철학이 그대로 녹아 들어간 문재인 시계, 일명 ‘이니 시계’는 공개되자마자 세간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현 정부에 거는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 중 ‘사람이 먼저다’라는 관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미디어 분야 관련 대선 공약 첫 번째로 이용자 중심의 미디어 복지 구현을 내걸었다. 하지만 미디어 복지 실현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지상파 방송의 난시청 완전 해소임에도 난시청 해소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스마트 미디어의 보급 확대로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 경험(Media Experience)을 통해 전 세계는 초연결 사회로 가까워지고 있지만, 정부의 소극적인 법 제정과 정책으로 기본적인 방송 복지조차 누리지 못한 사회 소외 계층은 여전히 존재한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미디어 복지 양극화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도서산간 중심으로 지형적 이유 때문에 발생하는 난시청 가구는 약 60만 가구로 추산된다. 2016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 이후 지상파TV만 이용하는 직접 수신 가구의 비율은 해마다 줄고 있다.
2014년 전체 응답가구의 6.7%에서 2015년 5.3%, 2016년에는 5%로 점점 하락하는 추세다. 특히 군단위 지역의 비중은 2.9%로 매우 낮은 현실이다.

방송법에는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실현해야 하는 KBS(한국방송공사)는 국민에게 지역여건에 관계없이 양질의 방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전파 특성상 지상파 송수신 시설로는 난시청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그동안 KBS는 위성방송사업자와 협력해 난시청 가구에 위성방송을 보급해 왔다.

2009년부터 저소득 난시청가구를 위한 위성방송 지원 사업은 시작됐다. 사업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업예산은 바닥을 드러냈고, 그 이후 재정적 지원 없이 위성방송사업자가 방송 서비스 제공을 부담해 왔다. 이 사업으로 현재 약 5만 가구가 무상으로 위성방송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지상파가 해야 되는 의무를 공적 역할도 없는 위성방송사가 책임지고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컨대 KT스카이라이프가 재정적 지원 부재를 이유로 서비스를 중단하게 되는 상황에 놓인다면 이를 해결할 대안이 없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난시청 해소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해외 역시 대체 매체인 위성방송을 활용해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의 경우 지상파를 직접 시청할 수 없는 가구에 위성방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본도 국가와 방송 사업자가 부담해 위성 설비를 무상으로 지급하고, 시청자는 공영방송인 NHK에 수신료를 납부하는 방법으로 난시청 해소사업이 운영된다.

방송법 제64조를 보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수상기에 대해서는 수신료를 감면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이와 같이 수신료 면제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법적 규정이 있지만 지상파 직접 수신이 아닌 대체 매체를 제공하는 경우 방송 수신 설비나 시청료 비용 부담에 대한 역할 정립 및 제도적 장치가 없는 실정이다. 방송법, 전파법 등의 법적 근거를 통해 난시청에 대한 대체 방송의 의무를 명확히 하고 의무 재송신에 대한 범위와 이행, 그에 대한 합리적인 지원 제도가 바로 선 해외 사례와는 많이 비교된다.

근본적인 난시청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체 매체의 수신 설비비용과 수신료를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관련 법 정비가 시급하다. 자연적 난시청 해소를 위해 미디어 복지 확대 차원에서 각자의 역할 정립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 또한 필요하다.

근본적인 법제 정비와 적극적인 공공정책 마련으로 해묵은 난시청 문제를 해소해야만 정보 소외계층 없이 균형 잡힌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 주요 국가들의 제도를 벤치마킹하고 명확하고 실효성 있는 법 규제 체계와 제도 개선으로 난시청 문제가 하루 빨리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람이 먼저’인 미디어 복지 강국으로 거듭날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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