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개입’ 윤세영 사퇴…총파업 KBS·MBC로 쏠린 ‘눈’

2017-09-1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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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정권 눈치 본 건 사실”…공영방송 신호탄 될까

김장겸·고대영 사장 강한 압박…방통위 역할도 관건

​윤세영 SBS 미디어그룹 회장(왼쪽)과 배석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 


윤세영 SBS 미디어그룹 회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배석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도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미디어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KBS·MBC 등 공영방송사 총파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방송사 경영진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12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전날 윤 회장은 SBS 사내 방송을 통해 직접 발표한 담화문에서 SBS 회장과 SBS 미디어 홀딩스 의장직 등 회사 관련 주요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윤 회장의 아들인 윤석민 의장도 SBS 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한다. 또한 SBS 미디어 홀딩스 대표이사, SBS 콘텐츠 허브와 SBS 플러스의 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도 모두 내려놓고, 대주주로서 지주회사인 SBS 미디어 홀딩스 비상무 이사 직위만 유지하기로 했다.

윤 회장은 “우리가 안고 있는 이런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한 과정에서 부득이 절대 권한을 갖고 있던 당시 정권의 눈치를 일부 봤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과거 이런 저의 충정이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공정방송에 흠집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윤 회장 부자의 사임은 SBS 내부에서 “대주주가 SBS 보도에 개입했다”며 사퇴를 촉구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새 정부 들어 공영방송 정상화 개혁의 분위기 속에 오는 11월 30일까지 재허가를 앞둔 SBS의 상황도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앞당겼다는 평가다.

같은 날 배석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도 간부회의에서 ‘일신상의 사유’로 돌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배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지만, 취임 1년 9개월 만에 중도하차를 결정했다.

과거 YTN미디어 전무, YTN대표이사 사장 등을 지낸 배 회장은 YTN 사장 시절 노사관계를 파탄내 구성원의 반발을 샀고, 보도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사퇴 배경과 관련, 배 회장은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사퇴를 하게 됐다”고 일축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언론장악’ 세력으로 지목 받는 두 인물이 동시에 사퇴하면서 미디어업계의 시선은 총파업이 계속되고 있는 KBS와 MBC에 쏠리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MBC본부는 경영진 퇴진과 공영방송 개혁을 요구하며 지난 4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KBS와 MBC 노조의 파업이 일주일을 넘겼지만 노사 양측은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대화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갈등의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MBC 노사 갈등은 지난 1일 검찰이 부당노동행위로 고발 당한 김장겸 MBC 사장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급속도로 악화됐으며, KBS본부도 고대영 KBS 사장의 퇴진을 강하게 요구하며 투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 여론도 두 지상파 경영진의 퇴진을 지지하고 가운데, SBS 내부의 개혁 목소리가 방송가 전방위적인 개혁 신호탄으로 번질지 주목된다”면서 “KBS와 MBC 경영진에도 강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방송통신위원회의 공영방송 정상화 의지도 관건이다. 최근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파업에 들어간 공영방송을 대상으로 감사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방통위 상임위원들도 공영방송 파업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방통위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언론개혁시민연대는 논평을 통해 “SBS 구성원들의 방송독립 염원과 방통위의 재허가 등 철저한 관리감독, 여기에 시청자들의 요구를 담아 SBS를 진짜 주인인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막무가내 경영으로 파탄난 공영방송 KBS·MBC에 대해서도 재허가 심사를 통한 개선책을 마련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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