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디젤 게이트로 자존심을 구겼던 독일 완성차 업계가 안방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강력한 전기차 드라이브 비전을 밝혔다. 벤츠는 향후 100억유로(약 13조6000억원)를 전기차에, 폭스바겐 그룹은 2030년까지 e모빌리티에 200억 유로(27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그룹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세 '홀2'에서 열린 '벤츠 나이트' 행사를 통해 디터 제체 다임러그룹 회장은 향후 벤츠가 열 미래 모빌리티를 전략을 밝혔다. 디터 제체 회장은 "100억유를 전기차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2022년까지 전 모델을 하이브리드 포함해서 전기화하고, 각 모델 라인별 1개의 전기 라인업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메르세데스-벤츠는 페달과 스티어링휠이 없는 '스마트 비전 EQ 포투'와 고성능 하이슈퍼카 'AMG 프로젝트 원'도 공개했다. 더불어 자율주행과 공유차가 합쳐진 미래 모빌리티 도시를 뮤지컬 형식으로 보여줬다.
디터 제체 회장은 미래의 카셰어링 '카투고(Car2Go)' 서비스를 공개하며 "자율주행 시대의 차는 주변과 소통의 수단으로 이용될 것"이라며 "베를린과 같은 도시에서 자율주행 스마트는 현재 필요한 차의 절반으로 운송량을 감당할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츠가 미래 모빌리티를 보여주던 같은 시간 바로 옆 건물인 '홀3'에서는 폭스바겐 그룹이 전기차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디젤 게이트의 장본인이었던 폭스바겐그룹은 전기차·자율주행차로 변하는 시대에 리더가 되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폭스바겐의 자율주행 콘셉트카 '새드릭'을 타고 나타난 마티아스 뮐러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2025년까지 전기차 80종을 만들고, 2030년까지 e모빌리티에 200억 유로를 투자하겠다"며 "자동차 업계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순수전기차 50종, 하이브리드차 30종을 만들 계획이다. 더불어 공격적인 전기차 생산을 위해 향후 50억 유로(6조8000억원)를 배터리 셀을 사는데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150기가와트 규모의 배터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030년까지 그룹 전체 모델 300여종 모두 적어도 각 하나의 모델은 전기구동화(HEV, PHEV, EV 등) 모델을 가질 것"이라며 "600㎞의 주행거리와 커피 한잔 마시는 시간 내에 충전되는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디젤 엔진 여전히 중요하다"
폭스바겐과 벤츠는 향후 10~15년 후에 완전히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지만, 여전히 디젤 엔진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디터 제체 회장은 "디젤 엔진을 개선하는 것이 금지시키는 것보다 좋다"며 "교통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려면 디젤이 꼭 필요하며, 벤츠는 30억 유로를 디젤엔진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990년 이래 기술적 혁신으로 질소산화물이 70% 감소했다"며 "특정 엔진을 금지시키는 것은 단기적 안목이며, 기후정책으로 역부족이다"라고 분석했다.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에 대한 반성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뮐러 회장은 "올바른 비판을 받아들인다면 다시 신뢰를 되찾을 수 있고, 탄소배출량에 관련해서 우리는 더 투명해지고 정직해져야 한다"며 "이번 사태로 우리는 많은 메시지를 얻었고, 더 이상 우리의 디젤엔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디젤엔진 등 내연기관은 전기차로 가는 다리"라며 "그때까지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연기관 차량을 판매해야하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