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뉴질랜드)는 무려 84주간 여자골프의 여왕 자리를 지킨 부동의 세계랭킹 1위였다. 하지만 지난 6월 12일 쭈타누깐의 상승세에 밀려 1위 자리에서 물러났다. 신상의 변화가 컸다. 코치와 캐디, 골프클럽 등 대대적인 변화를 겪으며 샷도 흔들렸다.
이후 리디아 고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9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단 두 차례 진입했고, 컷 탈락도 두 차례나 맛봤다. 50위권 밖으로 밀린 대회도 두 차례나 있었다. 지난주 마감한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에서 2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투어 통산 14승의 리디아 고는 올해 우승이 없다. 세계랭킹도 8위까지 떨어졌다.
리디아 고에 이어 여왕 자리를 꿰찬 쭈타누깐은 더 참담했다. 쭈타누깐은 6월 12일에 태국 여자골프 선수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지만, 영광의 순간은 단 2주간에 불과했다.
유소연도 최근 성적 부진을 겪으며 위태롭다. 생애 처음으로 6월 26일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뒤 12주 연속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렉시 톰슨(미국)과 박성현(24)의 추격이 거세다.
유소연은 꾸준함의 대명사였다. 2014년 10월부터 올해 6월초까지 64개 대회 연속 컷 통과 기록을 세웠을 정도로 흔들림이 없었다. 올해 LPGA 투어 2승과 10차례나 톱10에 진입하는 뛰어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유소연은 세계 1위에 오른 뒤 참가한 6개 대회에서 톱10 진입은 1회에 불과했고, 최근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는 컷 탈락으로 고개를 숙였다. 특히 유소연은 아버지의 체납 및 공무원 협박 문자 등의 사건이 불거졌고, 뒤늦은 사과와 대처도 도마에 올라 불명예스러운 개인사까지 떠안아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오는 14일 프랑스 에비앙 골프클럽에서 개막하는 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은 세계 톱랭커들이 대거 출전한다. 리디아 고는 최근 회복세를 타고 부활을 예고하고 있고, 유소연은 한 주 휴식을 취하며 에비앙을 대비했다. 손을 길게 뻗은 ‘리디아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