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발행 검토하는 세계 중앙은행들..."가상화폐로 기축통화 경쟁할 수도"

2017-09-0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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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 가상화폐 '에스트코인' 발행 계획...스웨덴·러시아도 동참

가상화폐 수요 증가에 중앙은행 통화정책 타격 가능성 우려 반영

"통화 편리성 관련 경쟁 심화...가상화폐 기축통화 전쟁될 수도"

[그래픽=김효곤 기자]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각국의 자체적인 가상화폐 발행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중앙은행들이 늘고 있다. 가상화폐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기존 통화정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각국 가상화폐 발행 계획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 에스토니아·스웨덴·러시아...가상화폐 발행 검토 증가 추세 
파이낸셜타임스(FT)의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열린 통화정책회의 기자회견에서 에스토니아 가상화폐와 관련해 "어떤 회원국도 자체 통화를 소개할 수 없다"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유일한 화폐는 '유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자체 가상화폐 제작 방침을 밝힌 에스토니아에 대해 우회적으로 반대 의견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국가 중 한 곳인 에스토니아는 최근 자체 가상화폐인 '에스트코인(Estcoin)'의 발행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토니아는 외국인들이 금융·조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디지털 신분증 개념의 'e-영주권(e-residency)' 프로그램을 세계 최초로 도입하는 등 디지털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IT 강소국이다. CNBC 등 외신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가치가 높아지자 에스토니아가 화폐 발생에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체 가상화폐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국가는 에스토니아뿐만이 아니다. 스웨덴은 이미 지난해 말 가상화폐인 'e-크로나(e-Krona)'를 2년 내 발행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금 사용 감소 현상에 따른 조치로, 2018년 말 발행 여부가 확정되면 은행 계좌 없이도 전자 결제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네덜란드와 캐나다, 영국 중앙은행도 가상화폐 발행 관련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6월께 이더리움 창업자인 비탈리크 부테린과의 만남을 통해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가상화폐 제도 개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 기존 통화정책 타격 우려 반영..."가상화폐, 기축통화 될 수도" 

각국 중앙은행이 가상화폐 발행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가상화폐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는 등 장기적인 금융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투기 목적의 가상화폐에 투자가 다수를 차지하지만 가상화폐 결제가 보편화되면 중앙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금융 정책의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8일 보도를 통해 "중앙은행은 이자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통화를 발행, 국채 등으로 운용할 수 있는 특권을 가졌지만 가상통화 유통이 급증하면 기존 화폐 점유율이 떨어져 중앙은행의 재무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거래상 공간적·시간적 제한이 없는 점, 기존 은행보다 수수료가 저렴한 점, 국경이 없어 환전이 필요없다는 장점의 영향으로 가상화폐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 나온다. 화폐 공급량 조정 등 중앙집권형 권력을 가졌던 중앙은행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시타 나오유키(岩下直行) 일본 교토대 교수는 "세계 중앙은행들은 통화의 편리함을 높이려는 글로벌 경쟁에 휘말려 있다"며 "향후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가상화폐가 기축통화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한편 가상화폐 시세 정보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7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4618.60달러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비트코인 라이벌인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1.73% 오른 328.2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비트코인에서 분리된 또 다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캐시는 678.52달러로 전날 대비 7% 이상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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