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신문은 7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따뜻한 금융, 마이크로 파이낸스'를 주제로 '2017 서민금융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정무위),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 김윤영 서민금융진흥원장,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등이 참석해 새 정부에서의 서민금융 패러다임 전환을 논의했다.
박세춘 금감원 부원장도 "금융산업은 위험이 낮은 담보대출 위주의 양적 성장만 추구할 게 아니라 경제 구석구석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국가 경제의 혈맥으로 이바지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김윤영 서민금융진흥원장은 "금융이 더 이상 고신용·고소득자를 위한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고 금융 시스템에서 탈락한 사람들을 포용하는 시스템으로 체질을 전환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취약계층 지원을 명분으로 대출 문턱을 인위적으로 낮춰 신용위험을 키우기보다 금융시장의 신용자원 배분 기능과 사회안전망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금융의 무게중심이 정부 재정을 기반으로 한 정책금융 상품이 아니라 민간 서민금융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책 서민금융이 민간 서민금융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성해야 한다"며 "정책 서민금융의 영역은 점진적으로 줄이고, 불가피한 시장 실패 영역에 대해서는 지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민금융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저축은행의 생존권 보장이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대호 저축은행중앙회 상무는 "외환위기 이후 금융업권별 역할과 업무의 경계가 모호해졌다"며 "이로 인해 저축은행의 영업기반도 크게 위축됐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영업 규제 완화, 저축은행 특성별 성장모델 정립 지원, 금융산업 간 역할 재정립,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민을 위한 맞춤형 신용평가모형의 구축 필요성도 제기됐다. 최척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연구위원은 "개인신용평가모형은 금융리스크를 기반으로 전 국민을 서열화한 것"이라며 "서민 지원 정책을 마련할 때 일반 모형을 사용하는 건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민 취약계층을 새롭게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최건호 서민금융진흥원 부원장은 "정책 서민금융 지원에서 배제돼 있던 서민·취약계층을 새롭게 발굴해서 촘촘하게 지원해야 한다"며 "복지와 서민금융을 연계해 복지사각지대를 축소할 수 있는 추가 지원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포럼 회장은 햇살론·미소금융·새희망홀씨·바꿔드림론 등 4대 서민정책금융상품에 대한 운영 효과를 다시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서민금융 이용자 입장에서 지원 효과를 분석해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분석 후 과감히 폐지하거나 보증 재원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