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제6차 핵실험 이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국령 괌에 대한 안보 위협도 증대하고 있다. 괌에 대한 포위 타격을 위협하고 있는 북한이 최근 시험 발사한 미사일이 비행 거리상 괌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 탓이다. 장기적으로는 주요 산업인 관광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괌 타격 거리 충분"··· 미 군사훈련 강화에도 불안 고조
실제로 북한이 지난달 29일 발사한 미사일은 최대 고도가 약 550㎞로 2700여㎞를 29분간 비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괌은 북한과 약 3500㎞ 떨어져 있어 미국령 가운데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섬이다. 미사일 발사 단행이 반복될수록 괌 포위타격이 협박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실제 공격 능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특히 그간 북한이 국가 기념일을 미사일 도발 날짜로 선호해 왔다는 점에서 북한 건국절인 오는 9월 9일과 10월 10일(당 창건일)께 추가 도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괌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만약 북한이 ICBM을 정각 발사한다면 괌도 사정권 안에 들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북한을 감시하기 위해 부분적으로나마 괌 내 군사훈련을 강화하는 한편 해상 안전에 힘쓰고 있다. 지난달 괌 인근에 있는 남태평양 섬나라 팔라우에 레이더 감시 시스템을 설치한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최근에는 싱가포르와의 연계 군사 훈련 계획도 세웠다.
◆ 관광업, 괌 경제 60% 차지··· 불안 장기화로 경기 침체 우려도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로 지정학적 불안감이 계속되면서 괌 경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관광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괌 경제의 약 60%는 관광업이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30%는 괌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관련 경제가 차지한다.
일본과 한국에서만 연간 약 14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괌에 거주하는 인구가 약 16만명에 달하는 점에 비하면 경제 의존도가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괌 관광 선호도가 크게 줄면서 경제 침체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는 중·고등학교 학부모 75%가 불안감을 호소하면서 괌 수학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당초 괌 관광업계 침체는 단기적 현상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괌 관광청은 "백악관이 북한을 엄중하게 감시하고 있는 만큼 괌은 충분히 군사적으로 보호받고 있다"며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괌 관광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
괌은 미 해군과 공군, 해안 경비대를 포함한 다양한 미 군사기지가 들어서 있는 군사적 요충지로서 오랫동안 북한의 군사 훈련 목표로 지목돼 왔다. 괌 당국은 거듭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언제든 북한의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당분간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