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는 당근도 채찍도 안통했다 ....국제사회 '뾰족수' 없어 쩔쩔

2017-08-3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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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이례적 北 규탄 '의장성명' 채택...기존 '언론성명'보다 높아

결의안보다 법적 구속력 없어 추가 대북 제재 어려울 듯

트럼프 '투트랙' 전략 실효 없어...日 미사일 방어체계 구멍에 불안 고조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일본 상공을 통과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문제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AP]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일본 상공을 통과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긴급 회의를 통해 북한을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의장성명 발표외에 北을 압박할 수 있는 다른 뾰족한 카드가 없어 국제사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유엔은 29일(이하 현지시간) 긴급 회의를 통해 북한을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해당 지역을 넘어 모든 유엔 회원국들에 위협"이라며 "북한이 일본을 통과한 미사일 발사 단행으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도발이나 핵실험을 지속해서는 안 된다"며 "모든 기존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방법으로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또 "북한은 긴장을 낮추기 위한 구체적 행동을 취하고 모든 유엔 회원국은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이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채택한 '의장성명'은 유엔이 그동안 주로 채택해왔던 '언론성명'보다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입장 발표다. 그만큼 이번 미사일 발사 문제를 엄중하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장성명이 '결의안'과는 달리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에서 별 효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장성명은 안보리 결의안과 함께 안보리 공식문서로 채택, 기록을 남길 수 있다. 그러나 유엔 회원국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가 부과되는 결의안과 달리 법적 구속력이 없다. 이사국들의 합의를 통해 채택되는 '의견 발표'에 불과해 제재 효과가 없는 것이다.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 의장성명에 반대하지 않은 이유로 꼽히는 부분이다. 

때문에 안보리가 강력한 의사표명을 했다 해도 추가 대북 제재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온다. 앞서 유엔 은 지난 5일 안보리 제재 결의안 2371호를 채택, 강력한 대북 대응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는 추가제재 언급 없이 북한의 위협에 대해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법'을 강조하면서 유엔의 제재 방식이 무기력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도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국제사회의 긴장이 높아질 전망이다. NHK는 30일 보도를 통해 "통상 북한은 미사일 발사 단행 후 성공했다고 판단할 경우 발사 다음날 추가 도발을 예고해왔다"며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간 북한이 국가 기념일을 미사일 도발 날짜로 선호해왔다는 점에서 북한 건국절인 오는 9월 9일 도발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관측이다. 의장 성명과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경한 대북 정책을 시사하면서 북한은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추가 도발 수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공식 성명을 통해 "북한 대응과 관련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대북 압박 강화를 시사했다. 이는 괌 포위사격을 예고했던 북한이 한 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현명하고 합리적인 결정"이라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치켜세운 지 불과 2주 만에 달라진 입장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전화 통화해서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한 점도 기존 '투트랙' 전략에서 '강경한 입장'으로 기울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거듭 제안한 대화 카드를 북한이 아예 고려하지도 않는 상황에서 실효성 없는 '투트랙' 전략보다는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미국은 독자 대북 제재와 더불어 유엔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 협조를 구하는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대북 제재 동참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화염과 분노' 등 트럼프 대통령의 과격한 발언이 북한의 내성을 키웠다는 지적에 따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핵심 전략 자산을 전개하는 등 실제적인 군사적 압박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사실상 힘을 쓰지 못하자 일본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미일 공조를 통한 안보 강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정작 미사일 방어(MD) 체계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탓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서는 지대공 유도탄패트리엇미사일(PAC3)과 이지스함 내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SM3) 등 두 종류의 MD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 자위대가 운용하는 PAC3는 대도시 중심으로 배치돼 있어 사실상 미사일 방어에 대한 공백 지역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MD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추경예산 편성을 준비하고 있지만 북한이 언제 추가 도발을 단행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불안감을 해소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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