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통상임금·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 등으로 위기를 맞은 자동차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해법 모색에 나섰다. 정부는 '자동차 산업 중장기 발전전략'을 조속히 수립하겠다고 밝히고, 자동차 업계는 중국 협력업체에 25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방안을 내놨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일 "범부처 차원의 협의체를 구성해 자동차산업 중장기 발전전략을 조속히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자동차산업이 당면한 현안에 대해 업계의 애로사항을 듣고, 친환경·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분야의 투자 확대와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완성차 5개사 대표와 1·2차 부품 협력사, 자동차 관련 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백 장관은 우리 자동차산업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고 질적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혁신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장관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경쟁력 확보와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업계와 노력하겠다"라며 "중소·중견 부품업체의 역량 강화를 통해 보다 수평적인 상생협력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업계가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투자 걸림돌을 적극 발굴·해소하고 연구개발(R&D), 금융, 세제 등 각종 제도를 일자리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자동차업계도 과감한 R&D 투자 확대와 신차 출시 등을 통해 미래차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완성차와 협력업체간의 상생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선, 현대·기아차는 어려운 여건에도 지난해 수준의 채용 규모를 유지하고 전문 R&D 인력 확충, 친환경차 개발 센터 구축 등 미래차 분야 투자를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중국 진출 협력업체의 경영애로 완화를 위해 2500억원 규모로 부품업체의 금형설비 투자비를 일괄 선지급하는 상생협력방안을 발표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5~6년에 걸쳐 분할지급하는 금형설비 투자비를 한 번에 선지급해 부품업계의 유동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GM은 전 세계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사업성과를 강화할 수 있는 시장 중심으로 사업하고 있으며 여기에 한국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카젬 사장은 한국지엠의 경쟁력과 비용 구조를 향상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온실가스 규제 등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르노삼성은 2022년까지 국내에 4종 이상의 전기차 모델 출시 계획을 밝혔다.
르노삼성은 200억원 규모의 협력사 전용 펀드를 운영하고 작년 로느닛산 얼라이언스에 국내 부품업체의 부품 공급(9천150억원 상당)을 주선 등 상생협력 사례를 소개했다.
쌍용차는 2019년 출시 예정인 SUV 전기차를 포함해 2022년까지 매년 1개의 신규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쌍용차도 모회사인 마힌드라사와 부품 공동개발을 주선하고 입찰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등 협력업체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2018~2022년 부품업계가 약 10조원을 투자해 2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1차 협력사와 2·3차 협력사의 상생협력 확산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