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주중대사 5명이 기로에 선 한·중 관계의 해법을 찾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전직 주중대사가 5명이나 총출동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양국 관계에 대한 위기의식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행사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들은 지난 18일 현대중국학회와 한국고등교육재단의 공동주최로 열린 ‘한·중 수교 25주년 국제 학술회의’에서 양국 관계에 있어 역대 최악의 순간으로 ‘지금’을 꼽았다.
라운드테이블 형식으로 진행된 세션의 사회는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 중 한 명인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양국 관계가 일정한 ‘조정기’를 갖고 있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권병현 전 대사(4대)는 “양국 관계에 대해 (비유하면) 주가가 너무 많이 폭등한 것이어서 조정기를 어차피 거치게 돼 있다”면서 “슬기롭게 이 과정을 거치면 장기적 주가 상승에 좋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권 전 대사는 주중대사 재임 시절 ‘담판 대표’로 나서 한·중 수교의 ‘산파’ 역할을 담당했던 장본인이다.당시 신정승 전 대사(7대)는 외교부 동북아2과장으로 작전명 ‘동해’의 실무 역할을 담당했었다.
이규형 전 대사(9대)도 “한반도에서의 남북 분쟁이 계속되고, 중국의 지정학적 입장이 변하지 않으면서 미국과 신형대국 관계를 추구하면 한국에 이런 문제는 계속 제기될 것”고 분석했다.
이어 “어떻게 우리의 원칙을 지키며 대처하느냐가 향후 한·중 관계의 방향을 제시하는데 있어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사는 지금과 달리 화려했던 한·중 수교 20주년을 함께 했다.
그는 “한·중 수교 20주년 행사를 인민대회당에서 의미있게 치렀다”면서 “마침 그 자리에 있어서 시진핑(習近平) 당시 부주석과 40~50분 이상 이야기 나눈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권영세 전 대사(10대)는 “굉장히 중요하고 걱정스러운 조정기라고 본다”면서 “중국은 이제 경제적, 정치적, 외교적으로 과거와 다르다. 중국을 좋은 중국으로 바꾸는 적극적 역할을 우리가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종욱 전 대사(3대)는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의 세 가지 생각을 밝혔다. 한반도 통일은 평화적이어야 한다, 통일 정부는 중국에 우호적이어야 한다, 통일 한국이 중국에 적대적인 국가와 동맹을 맺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 전 대사는 주중대사 시절이던 1997년,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의 망명 사건이 터졌다. 그는 당시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상대로 수십 차례 협상을 벌인 끝에 황 비서의 한국행을 성사시키는데 일조했다. 영국의 홍콩 반환도 정 전 대사의 재임 때 일어난 큰 이슈 중 하나였다.
정 전 대사는 “사드 문제도 그렇고 한·중 관계가 확대 발전되려면 남·북한 문제, 한·미 관계를 먼저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명확한 답이 우리 스스로에게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중 관계가 나쁘지도 않은데 한·중 관계는 왜 별로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좀 미숙한 면도 있었던 거 아닌가 싶다”면서 “한·중 관계의 부담인 북한의 핵문제를 풀기 위해 한국 정부 측에서는 미·중을 설득할 수 있는 ‘패키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직 대사들은 사드 문제와 관련해 세부적인 해법에서는 의견이 엇갈렸지만, 한·미동맹의 필요성에는 한 목소리를 냈다.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서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를 관리해야 된다는 진단이었다. 한·미동맹이 약화될 경우에는 중국이 더욱더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신 전 주중 대사는 “과거 중국은 한·미동맹을 한반도 안정에 기여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입장이었으나, 자국의 급격한 부상이 이뤄진 2008년 이후부터 한·미동맹에 우려를 표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권병현 전 대사는 “사드 갈등의 배후에 미사일방어(MD) 체계 문제가 걸려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미국이 주도하는 MD 체계에 한국이 가입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라며 “중국은 한국에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세 전 대사는 “외교 차원에서 봤을 때 중국 대사관에 있는 분들이 전문가이긴 한데 너무 중국적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듯하다”면서 “그런 점에서 베이징 스쿨 외교관도 워싱턴에 보내고 해서 서로 다른 시각에서 볼 기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 전 대사는 5명의 전직 대사들 중 유일하게 비외교관 출신으로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중국 입장에서 우리의 중요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지나친 중국 의존도를 항상 경계하고 한·중 경제 산업전략, 무역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 전 대사도 “한국도 소프트파워 같은 ‘매력’을 길러야 한다”면서 “그래야 앞으로 계속 중국이 한국을 필요로 하게끔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18일 현대중국학회와 한국고등교육재단의 공동주최로 열린 ‘한·중 수교 25주년 국제 학술회의’에서 양국 관계에 있어 역대 최악의 순간으로 ‘지금’을 꼽았다.
라운드테이블 형식으로 진행된 세션의 사회는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 중 한 명인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양국 관계가 일정한 ‘조정기’를 갖고 있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이규형 전 대사(9대)도 “한반도에서의 남북 분쟁이 계속되고, 중국의 지정학적 입장이 변하지 않으면서 미국과 신형대국 관계를 추구하면 한국에 이런 문제는 계속 제기될 것”고 분석했다.
이어 “어떻게 우리의 원칙을 지키며 대처하느냐가 향후 한·중 관계의 방향을 제시하는데 있어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사는 지금과 달리 화려했던 한·중 수교 20주년을 함께 했다.
그는 “한·중 수교 20주년 행사를 인민대회당에서 의미있게 치렀다”면서 “마침 그 자리에 있어서 시진핑(習近平) 당시 부주석과 40~50분 이상 이야기 나눈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권영세 전 대사(10대)는 “굉장히 중요하고 걱정스러운 조정기라고 본다”면서 “중국은 이제 경제적, 정치적, 외교적으로 과거와 다르다. 중국을 좋은 중국으로 바꾸는 적극적 역할을 우리가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종욱 전 대사(3대)는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의 세 가지 생각을 밝혔다. 한반도 통일은 평화적이어야 한다, 통일 정부는 중국에 우호적이어야 한다, 통일 한국이 중국에 적대적인 국가와 동맹을 맺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 전 대사는 주중대사 시절이던 1997년,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의 망명 사건이 터졌다. 그는 당시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상대로 수십 차례 협상을 벌인 끝에 황 비서의 한국행을 성사시키는데 일조했다. 영국의 홍콩 반환도 정 전 대사의 재임 때 일어난 큰 이슈 중 하나였다.
정 전 대사는 “사드 문제도 그렇고 한·중 관계가 확대 발전되려면 남·북한 문제, 한·미 관계를 먼저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명확한 답이 우리 스스로에게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중 관계가 나쁘지도 않은데 한·중 관계는 왜 별로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좀 미숙한 면도 있었던 거 아닌가 싶다”면서 “한·중 관계의 부담인 북한의 핵문제를 풀기 위해 한국 정부 측에서는 미·중을 설득할 수 있는 ‘패키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직 대사들은 사드 문제와 관련해 세부적인 해법에서는 의견이 엇갈렸지만, 한·미동맹의 필요성에는 한 목소리를 냈다.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서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를 관리해야 된다는 진단이었다. 한·미동맹이 약화될 경우에는 중국이 더욱더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신 전 주중 대사는 “과거 중국은 한·미동맹을 한반도 안정에 기여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입장이었으나, 자국의 급격한 부상이 이뤄진 2008년 이후부터 한·미동맹에 우려를 표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권병현 전 대사는 “사드 갈등의 배후에 미사일방어(MD) 체계 문제가 걸려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미국이 주도하는 MD 체계에 한국이 가입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라며 “중국은 한국에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세 전 대사는 “외교 차원에서 봤을 때 중국 대사관에 있는 분들이 전문가이긴 한데 너무 중국적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듯하다”면서 “그런 점에서 베이징 스쿨 외교관도 워싱턴에 보내고 해서 서로 다른 시각에서 볼 기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 전 대사는 5명의 전직 대사들 중 유일하게 비외교관 출신으로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중국 입장에서 우리의 중요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지나친 중국 의존도를 항상 경계하고 한·중 경제 산업전략, 무역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 전 대사도 “한국도 소프트파워 같은 ‘매력’을 길러야 한다”면서 “그래야 앞으로 계속 중국이 한국을 필요로 하게끔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