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물갈이…금융권 인사 '폭풍전야'

2017-08-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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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완 등 '문' 코드인사 바로미터로

금감원장 등 교체 거론

조만간 불어닥칠 인사 태풍에 금융권이 숨을 죽이고 있다. 대표적인 친박으로 꼽힌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자진사퇴를 시작으로 친박계 인사에 대한 물갈이가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BNK금융지주 회장으로 낙하산 인사로 꼽히는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부상하면서, 이번 금융권 인사야말로 문 정부의 코드인사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동안 하마평만 무성했던 금융감독원 원장 자리에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공공기관은 물론, 공석으로 남아 있는 수협은행장 등 시중은행까지 전 금융권의 기관장이 대거 물갈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공직기강 비서관으로 근무한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은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서 경남권 선거운동을 이끌었다.

그간 금감원장 자리는 하마평만 무성할 뿐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다.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 관료 출신과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거론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 인사자리를 두고 물밑 검증을 벌여온 청와대가 구체적인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막바지 검증 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면서 빠르면 이달 안으로 인사가 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새 술은 새 부대에?

대표적인 친박계일 뿐만 아니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수사를 받은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자진사퇴를 했다. 박근혜 정권 말 '자리챙겨주기' 차원의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로 지목돼 온 정 이사장은 새 정부의 1순위 교체 기관장으로 이름을 자주 올렸다.

장기간 공석으로 남아 있던 자리에 대한 인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장과 SGI서울보증 사장, 수협은행장 등은 현재 공석이다. 김재천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의 임기는 오는 10월에 끝난다.

금융 관련 협회에서는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 자리가 이달 말 종료되고, 하영구 은행연합회장(11월)과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12월)도 연내 임기가 만료된다. 여신금융협회 부회장과 저축은행중앙회 전무 자리는 공석이다. 지난 정부에 이어 이번에도 민간 출신이 회장직을 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임기 아직 많이 남았는데… 우리도?

진웅섭 금감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 임기가 남은 기관장들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임기가 아직 많이 남은 금융기관들도 이번 인사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황록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의 임기는 2019년 10월이고,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의 임기는 2019년 12월까지다.

임기가 1년도 안 된 기관장들의 교체까지 거론되는 이유는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코드 인사가 반복되는 관행이 이어지면서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러한 기관장 물갈이에 나설 것이라는 말이 무성하다. 이명박(MB) 정부 때는 고려대 출신, 박근혜 정부 때는 서강대 출신 인사들이 금융사나 금융기관의 요직을 차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일괄적으로 기관장을 교체하는 것은 문제다. 경영능력이나 정부 정책을 충실히 수행하는 능력에 기반해 기관장 교체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기관 운영의 안정성 측면에서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다면 임기는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전문성이나 철학을 도외시하고 정치 권력에 줄을 대 인사가 이뤄진 대표적인 나쁜 선례다"며 "정찬우 이사장과 같은 나쁜 사례가 또 다시 나오지 않으려면 '내 사람'보다는 전문성과 식견을 갖춘 인물을 기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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