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보수 야당의 힘겨운 행보가 시작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직접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민생투어'를 택했다.
당 지도부의 현장방문은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기반 다지기가 주요 목표다. 보수적통을 놓고 겨루는 두 정당으로서는 특히 어느 쪽으로 표를 결집시키느냐가 최대 과제다.
첫 토크 콘서트가 열린 대구에서 홍 대표는 "저희들이 진짜 석고대죄를 해도 참 마땅치 않은 상황까지 이르렀다"면서도 "저희들이 조금 더 열심히 노력해 부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다시 뛰겠다, 이제는 탄핵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보수정당의 위기를 가져온 박근혜 정부, 새누리당의 과거에서 벗어나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된 발언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는 대구 토크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은 정치적 책임문제로, 당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면서 대선 전 '정치적 사체가 된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던 발언을 뒤집었다.
바른정당은 한국당보다 한 걸음 빨랐다. 이혜훈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미 지난달부터 '바른정당 주인찾기 1박2일' 행사를 진행중이다. 보수정당이지만 한국당과 경쟁하며 입지를 다져야 할 대구경북(TK) 지역은 물론 영남권과 호남, 강원, 충청지역까지 두루 돌며 민심 청취에 나섰다.
이날부터는 바른정당의 핵심 지지층으로 부상한 수도권 2030세대 공략에 나섰다. 당 지도부는 판교, 용인, 수원, 강남역, 홍대입구 등 경기와 서울에서 젊은이들이 대거 모이는 장소를 찾아 집중적으로 캠페인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달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선을 거치면서 바른정당의 당원 분포를 보면 수도권 2030이 주력이 됐다"면서 "잡으려고 했지만 잡지 못했던 수도권 2030 세대들을 모셔오게 됐으니 보수의 집권 가능성은 우리(바른정당)를 통해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자신한 바 있다.
바른정당은 이와 별도로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인 '남원정(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정병국 의원) 앵콜쇼',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 및 김세연 정책위의장이 참여한 부산시당 토크쇼 등도 진행하면서 당 입지 구축에 나선 모양새다.
바른정당은 보수정당으로서 분당을 통해 탄생했지만, 지난 1월 공식 창당한 이후 약 8개월 된 신생정당이다. 대선을 치르며 이름을 알렸지만 보수정당에 대한 신뢰 자체가 무너진 상황에서 '개혁보수' 개념을 정립하고 홍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바른정당의 민생투어는 지방선거 기반 마련 외에도 한국당과의 보수적통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행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