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공식 화폐로 인정한 나라들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다수의 국가들이 아직 비트코인을 공식 화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요한 건 비트코인이 공식 화폐 인정 여부와 상관없이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피자를 보내주면 1만 비트코인을 지불하겠다.’ 이 프로그래머의 의도는 비트코인을 사용한 실물 거래가 가능하지 알아보려는 것이었다. 5일 째 되는 날 프로그래머에게 피자가 배달돼왔고, 프로그래머는 약속대로 1만 비트코인을 지불했다. 당시 피자 가격은 두 판에 30달러였다. 프로그래머는 1비트코인을 0.003센트로 계산해 값을 지불한 것이다. 현재 1비트코인 가격이 4000달러 정도이니 피자 한 판에 2000만 달러(228억원)인 셈이다. 피자 한 판에 8조각이니 한 조각의 가격은 250만 달려(28억)다. 비트코인 최초의 실물거래를 기념해 ‘비트코인 피자 데이(Bitcoin pizza day)’까지 만들어졌다고 한다.
지금은 비트코인을 어디에서 활용할 수 있을까. 비트코인 사용이 가능한 장소를 나타내 주는 코인맵 웹사이트(https://coinmap.org)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사용이 가능한 곳이 1만 곳 정도 된다. 상점, 호텔, 숙박업소, 레스토랑, 옷가게, 미용실 등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아마존, 베스트바이와 같은 소매업체를 비롯 기프트닷컴(gift.com)에서 기프트 카드를 살 때 비트코인을 활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그린 맨 게이밍(Green Man Gaming) 같은 회사들은 비트코인 사용을 위한 게임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스펜드비트코인(SpendBitcoins)과 스펜드어비트(SpendaBit)처럼 비트코인 사용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곳도 있다. 비트코인으로 세계 여행을 할 수도 있고, 스위스에서는 비트코인으로 고급 다이아몬드를 살 수 있고, 약국에서 약을 살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의 커피숍과 미용실, 레스토랑, 숙박업소를 포함해서 전국 여러 곳에서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가짜 음식(fake food)’ 퇴치에 비트코인 거래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비트코인 거래 기술(블록체인·block chain)이 ‘짝퉁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중국에게 불량식품 거래선을 일망타진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게 된 것이다. 유통단계를 데이터화해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기술을 응용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도 뉴질랜드, 호주 등과의 신선식품 거래를 앞두고 신뢰성 제고 차원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해 생산자와 판매자를 관리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생산자에 대한 평가기록 등을 대량으로 데이터화해서 보관할 수 있다.
중국은 세금 징수와 전자송장 발부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가상화폐 전문미디어 크립토코인스뉴스는 최근 중국 정부가 과세 및 재정 정책에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 기술’을 활용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분산원장 기술은 블록체인의 다른 표현이다. 참가자들이 원장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현실화되면 과세와 재정 정책에 블록체인을 활용한 세계 최초의 사례가 된다.
중국은 가상화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블록체인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잘 인식하고 있다. ‘제13차 5개년 정보화 계획’을 통해 일상생활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작업에 몰두해온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최근 몰래 카메라 문제와 성범죄 등으로 신뢰에 큰 상처를 입은 숙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엔비(Airbnb)’는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해 전용 도어락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론적으로는 내용의 진위 검증 과정을 통해 ‘가짜 뉴스’를 거를 수도 있다.
민경식 한국인터넷진흥원 블록체인확산팀장은 “블록체인 기술은 실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지금은 인터넷 도입 초기처럼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민 팀 장은 또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면 사람이 직접 개입하지 않고도 컴퓨터만으로 온라인 상거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금융 플랫폼’으로서 우리 삶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