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부채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통화증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5일 인민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7월말 시중통화량(광의통화·M2) 잔액은 162조위안(한화 약 2경7540조원)으로 전년대비 9.2% 증가했다고 금융시보가 16일 전했다. 증가율은 전달대비 0.2%P, 전년대비로는 무려 1%P 낮아졌다. 이 증가율은 1996년 자료를 처음 집계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시중통화량 증가 폭은 올 2월 이후로 6개월 연속 둔화하고 있다.
7월달 통화증가율 급감은 신규대출액이 낮아지면서 비롯됐다. 7월 신규 위안화 대출은 8255억 위안(약 141조원)으로, 전월의 1조5347억 위안보다 7092억원이 줄었다. 부동산시장이 급랭하면서 대출수요가 줄었으며, 7월과 8월이 기업활동의 비수기라는 점이 작용했다. 이와함께 7월달 반기 세금납부를 위해 기업들이 대출을 줄이고 예금잔고를 늘린 것도 요인이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그간 부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 가운데 이 같은 통화량 증가율 역대최저치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평론했다.
인민은행은 시중통화량 증가세 둔화가 '뉴노멀'이 될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시중통화량 증가 의존도가 줄어들었으며 이 같은 변화는 결코 확대해석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통화증가량 감소가 실물경제에 대한 금융지원 약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중국 시장에서 통화증가율과 경제성장의 연관도가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롄핑(聯平) 교통은행 수석애널리스트는 통화증가율이 낮아진 데 대해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시장에서의 이자율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2분기 이후 시장의 전체 유동성압력이 해소되면서 자금시장에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롄핑은 이어 "상반기 통화긴축정책과 감독강화정책이 이어졌다면 하반기에는 다소 완화된 정책이 집행될 것"이라며 "유동성과 금리의 안정이 인민은행의 정책목표"라고 소개했다.
궈타이쥔안(國泰君安)의 왕젠(王劍) 애널리스트는 "올해 GDP 성장목표가 6.5%내외이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7%선, 기타요인을 2.5%로 본다면 경제성장을 만족시키는 M2 증가율은 10.7%이하일 것"이라며 "현재 M2 증가속도에 대해 큰 우려를 할 상황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한편 현금과 요구불예금으로 구성되는 M1(협의의 통화) 잔액은 7월말 51조500억위안으로 전년대비 15.3% 증가했다. 다만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10.1%P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