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차기 지도부 윤곽이 드러났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비롯해 리커창(李克強) 총리와 왕치산(王岐山) 기율위 서기가 정치국 상무위원에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4일 베이징에서 전국금융공작회의가 끝난 후 중공 중앙 정치국과 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준비 영도소조가 차기 정치국위원 예비투표를 진행했다고 시사잡지 쟁명(爭鳴) 8월호 등 홍콩매체들이 전했다. 홍콩매체의 중국 정치권 관련 보도는 100% 신뢰도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이번 보도는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매체에 따르면 중공 지도부는 지난 4월중순에 35명의 정치국위원 후보를 확정했다. 이후 지난달 중공 중앙위원, 중앙기율위 상무위원, 당내 각부부처 책임자, 국무원 주요인사, 지방정부 주요인사 등 512명이 35명 후보자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인단이 35명의 이름이 적힌 명단상에 적합한 인사를 체크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체크하는 인사의 숫자는 제한이 없다. 선거결과는 25명의 차기 정치국위원을 결정하는데 주요 참고지표가 된다. 또한 35명은 하자가 드러나지 않는 한 차기 지도부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치산 관례깨고 상무위원 유임 유력
매체가 공개한 35명의 명단 중 현직 상무위원은 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 왕치산 기율위 서기 등 3명이다. 왕치산 서기가 투표대상자 명단에 포함됐음은, 그가 7상8하(七上八下·당대회 개최시기 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의 관례를 깨고 상무위원에 남을 것을 뜻한다. 이 경우 왕서기가 기율위 서기로서 반부패작업을 지속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 총리 역시 총리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직 정치국 위원에서는 왕후닝(王滬寧)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부주석, 왕양(汪洋) 부총리,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실 주임,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 쉬치량(許其亮) 중앙군사위 부주석, 장춘셴(張春賢) 건설공작영도소조 부조장,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서기, 쑨춘란(孫春蘭) 통일전선부 부장 등 10명이 35명의 명단에 포함됐다. 이 중 왕후닝 주임, 왕양 부총리, 한정 서기, 후춘화 서기, 리잔수 주임 등은 상무위원 진입이 유력한 인사들이다.
이 밖에 왕융(王勇) 국무위원, 왕천(王晨) 전인대 부위원장, 딩쉐샹(丁薛祥) 중앙판공실 부주임, 유취안(尤權) 푸젠(福建)성 서기, 리훙중(李鴻忠) 톈진(天津)시 서기, 저우창(周強) 최고인민법원 법원장, 팡펑후이(房峰輝) 총참모장, 장궈칭(張國慶) 충칭(重慶)시 시장, 우잉제(吳英杰) 티베트자치구 서기,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 잉융(應勇) 상하이시 시장, 류자이(劉家義) 산둥(山東)성 서기, 천촨궈(陳全國)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서기, 마싱루이(馬興瑞) 광둥성 성장, 차오젠밍(曹建明) 중앙검찰장, 양제츠(楊潔篪) 국무위원, 양징(楊晶) 국무원 비서장, 처쥔(車俊) 저장(浙江)성 서기, 황수셴(黃樹賢) 민정부장,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서기, 황쿤밍(黃坤明) 중앙선전부 부부장, 궈성쿤(郭聲琨) 공안부장 등 22명의 중앙위원이 명단에 포함됐다.
◆시자쥔 대거 차기 지도부 진출
512명의 투표인원 중 시진핑 주석이 508표를 얻었으며, 왕후닝 주임이 504표, 왕치산 서기가 501표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500표를 넘긴 인사는 이들 3명에 불과했다. 또한 500표를 넘기지 못했지만 90% 이상의 찬성표를 얻은 인사로는 리커창 총리, 딩쉐상 부주임, 팡펑후이 총참모장, 쉬치량 부주석, 자오러지 부장, 리잔수 주임, 양징 비서장 등 7명이었다.
35명의 인사중 딩쉐샹 부주임, 유취안 서기, 리잔수 주임, 자오러지 부장, 장궈칭 시장, 우잉제 서기, 차이치 서기, 잉융 시장, 마싱루이 성장, 처쥔 서기, 천민얼 서기, 황쿤밍 부부장 등은 시진핑의 측근인사인 시자쥔(習家軍)으로 분류된다. 리 총리, 리위안차오 부주석, 왕양 부총리, 저우창 법원장, 후춘화 서기, 천취안궈 서기, 양징 국무위원 등은 공청단파다. 리훙중 서기와 장춘셴 부조장은 상하이방으로, 황수셴 부장은 왕치산 서기와 가까운 인사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