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도발 위기 속 문 정부 외교안보라인 '우왕좌왕'

2017-08-0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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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는 '이상 무'인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 발사 전후로 청와대와 외교·안보 부처 등이 보인 행보와 관련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의 협업과 부처 간 엇박자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북한이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를 강행한 뒤 청와대는 물론 외교·안보 부처 수장들 사이에 현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송영무 장관. [사진=연합]

국방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대한 일반환경영향평가 계획발표와 북한의 도발,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 추가 배치 지시의 일정이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 뒤죽박죽이란 평가다.

우선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 포착에 대한 보고를 청취했다. 이틀 뒤인 28일 오전 국방부의 사드 기지에 대한 일반환경영향평가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밤 북한은 화성-14 발사를 강행했다.

만약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알았다면 국방부의 영향평가 발표는 납득되지 않는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환경영향평가가 별개의 사안이라면 더더욱 일련의 과정은 설명하기 쉽지 않다. 지난 29일 문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에 사드 추가 배치 지시를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보여준 국방부 장관의 '오락가락' 행보도 정부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사드 임시배치방침에 대해 "정부가 앞으로 국민여론에 따라 사드 배치를 번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이 임시배치의 개념에 대해 묻자 송 장관은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의해 배치 지역을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사드배치 자체는 취소될 여지가 없지만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성주 기지가 아닌 타 지역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발언이었다.

이에 논란이 커지자 이내 국방부 대변인실은 한 시간 여 만에 송 장관이 했던 발언을 번복했다.

국방부는 "성주기지가 바뀔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닌, 기지 내 발사대 위치가 조정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정부의 정확한 입장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잘 숙지해 달라"고 각 부처 장관들에게 말했다.

당시 이 총리는 "국무위원님들은 소관 업무가 있지만, 소관이 아닌 문제들도 연일 떠오르는 것을 아실 것"이라며 "안보·외교 상황이 대단히 급박하고, 국내적으로는 오랜 세월 현안으로 쌓여있던 문제들을 고쳐나가는 정책이 차근차근 나오고 있다. 국무위원님 여러분께서는 무엇이 진실인가, 정부의 정확한 입장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잘 숙지해 소관 업무가 아니더라도 국민께 설명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지난달 31일 이 총리 역시 "(북한이) 레드라인 임계점에 도달하게 했다"고 말함으로써 같은 날 송영무 장관이 "레드라인을 넘어섰다"고 말한 것과 비교해 레드라인을 넘었는지 넘기 직전인지에 대한 평가가 제각각임을 보여줬다.

청와대는 앞서 29일 "레드라인 임계치에 도달한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청와대와 총리실, 부처간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이 공유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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