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믹스' 대표회의 임차인 참여 길 열린다

혼합단지 내 입주자 대표회의 구성 시 임차인이 처음부터 참여하는 '공동주택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사진은 서울 노원구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아주경제 DB]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이 한 아파트 단지 안에 섞여 있는 소셜믹스 단지(혼합단지) 내 대표회의 구성 시 임차인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5일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주호영 의원은 지난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주택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법률안은 제10조 2항에 임차인 대표회의가 구성된 혼합주택단지에서 입주자 대표회의, 임차인 대표회의 및 임대사업자가 공동주택 대표회의를 구성해 아파트 관리에 대한 사항을 함께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신설했다. 임차인 대표회의가 공동주택 대표회의 구성 시 처음부터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공동으로 결정할 사항은 △단지 내 공용부문, 부대시설 및 복리시설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사항 △재활용품의 판매수입 등 잡수익의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사항 등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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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법에서는 소셜믹스 단지에서 입주자 대표회의와 임대사업자가 아파트 관리에 대한 사항을 공동으로 결정하도록 해 임차인의 의견이 제외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임차인 대표회의가 구성된 단지의 경우에도 관리규약의 제정 및 개정, 관리비 등에 대해 임대사업자가 임차인 대표회의와 사전에 협의하도록 해 부대시설 사용·관리와 재활용품 판매 수익 관리 등에서 분양가구 입주민과 임대가구 입주민 사이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앞서 서울시는 2006년부터 소셜믹스 단지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관리 및 결정권을 둘러싼 단지 내 갈등은 꾸준히 발생했다. 2015년 양천구 신정동의 한 단지는 공동대표회의 회장을 뽑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었고, 중랑구 신내동의 한 단지에선 입주자와 임차인이 사용권 분쟁을 겪기도 했다. 강서구의 또 다른 단지에서는 커뮤니티시설 내 기구 매입 비용을 두고 분양가구와 임대가구 입주민이 갈등을 겪었다.

한편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도시연구원 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혼합단지는 347개 단지, 총 16만1062가구에 이른다. 이 가운데 분양주택과 임대주택 간 동이 분리된 ‘분리동’은 104개 단지(7만7029가구), 동 내에 혼합된 ‘혼합동’은 93개 단지(5만6529가구)를 차지하고 있다. 혼합단지 가운데 임차인 대표회의가 구성된 곳은 약 35.6% 정도로 나타났다.

오정석 SH도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이번 개정법률안에 대해 “입주민들 사이 갈등 가운데 부대시설 사용과 잡수익에 관련된 갈등이 가장 많다”며 “아직 임차인 대표회의가 구성된 곳이 40%에 못 미치지만, 처음부터 임차인들이 직접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이전보다 임대가구와 분양가구 입주민 사이 갈등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