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타임즈(NYT)의 인터뷰로 또 다시 파문을 일으켰다. 핵심 심복으로 꼽히던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의 불화설을 촉발하는가 하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의 험담까지 늘어놔 일본에서까지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
◆ "이럴 줄 알았으면 안 뽑았다"..세션스 임명 후회
세션스 장관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 첫 상원의원으로 한때 트럼프의 핵심 심복으로 거론됐었다. 트럼프 역시 대통령 취임 직후 그를 맨 처음 내각에 불러들였다.
그러나 세션스 장관이 러시아 연루설로 인해 지난 3월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한 뒤 관계가 뒤틀리기 시작했다고 NYT는 전했다. 수사 지휘권을 넘겨받은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차관이 로버트 뮬러 특검을 결정하면서 세션스 장관과 로즌스타인 차관의 퇴임 가능성이 거론된 적도 있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에서 공개적으로 세션스 장관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터뷰가 공개된 뒤 즉각 세션스 장관의 퇴임설이 불거졌으나 세션스 장관은 자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CNN에 따르면 세션스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무부 장관직에 만족한다”면서 ”적절한 한 계속 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역시 이후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세션스 장관을 여전히 신뢰한다면서 진화에 나섰다.
그렇지만 NY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하여 아무리 세션스 장관이 법무부에 남는다고 해도 둘 사이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변인에 종종 세션스 장관에 불만을 토로하는 등 관계가 일반적인 갈등 정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다만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세션스 장관이 물러나길 원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CNN은 세션스 장관이 ”적절한 한“이라는 조건을 단 것에 주목하면서 퇴임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 "헬로도 못해"..핵심 우방 일본 퍼스트레이디 뒷담화까지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NYT 인터뷰는 일본까지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키에 여사의 영어 실력을 폄하하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 중 G20 정상회의 만찬 상황을 설명하던 중 아키에 여사의 영어 실력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멋진 남자인 아베 총리의 부인 옆자리에 앉았다”면서 그녀는 “훌륭한 여성이지만 영어를 못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어느 정도냐고 묻자 “헬로도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아키에 여사와 저녁을 잘 즐겼다. 그녀는 정말 아름다운 여성이다”라고 말했지만 NHK, 아사히신문 등 일본 주요 매체들은 등은 이 내용을 주요 뉴스로 전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일본 매체들은 아키에 여사의 영어 실력이 유창하다는 내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한 미국 매체들을 소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NYT 인터뷰에서 많은 거짓말을 했다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타국 퍼스트레이디에 무례를 저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프랑스혁명 기념일에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짓 여사에게 몸매가 좋다고 말해 성희롱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