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큐캐피탈은 전날 150억원 규모로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번 발행 대상은 동부증권이다. 회사는 CB 발행 이유로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큐캐피탈은 대주주인 지엔코를 대상으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410억원을 추가 조달하기도 했다.
CB 발행을 도운 동부증권은 SK증권 매각과 연관되는 게 부담스러운 눈치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일반적인 투자로 어떤 의도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큐캐피탈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분기 말 기준 175억원을 기록했다. SK증권 매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약 500~6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큐캐피탈이 가진 현금성 자산만 봤을 때 애초 약 400억원이 모자랐다. 하지만 최근 대경기계기술을 계열사인 큐로컴에 26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이번 유상증자와 CB발행으로 560억원을 더 모았다. 약 1000억원에 달하는 실탄을 확보한 거다.
업계에서는 인수자금 조달이 이미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SK증권 노조는 큐캐피탈 측 자본력을 문제 삼으면서 인수에 반대해왔다. 19일에는 노조가 졸속매각을 반대하는 규탄대회도 열 계획이다.
반면 업계는 유력 인수 후보로 큐캐피탈을 꼽고 있다. SK그룹이 SK 브랜드 사용을 원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고용보장과 지분확대를 매각 조건으로 내건 만큼 증권사나 일반 기업보다는 큐캐피탈 같은 사모펀드(PEF)가 유리할 수 있다.
SK그룹은 구조조정 목적으로 증권사를 매각하는 게 아니다. 공정거래법상 비금융 지주사가 금융사를 소유할 수 없어 파는 거다. 매각가를 늘리기보다는 SK증권 브랜드와 인력이 그대로 유지되기를 바라는 이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큐캐피탈이 자금수혈로 인수 가능성을 높였다"며 "다만 회사 내부 반발이나 추가 지분 매입 같은 숙제를 어떻게 풀어낼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