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주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 행정부가 파리 기후변화협정(파리협정) 탈퇴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협정 복귀 시사 발언에 이어 나온 것이어서 현실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마크롱 대통령은 16일 (현지시간) 최근 프랑스 주간지 '르 주르날 뒤 디망슈'와의 인터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논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몇 달간 관련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미국이 파리협정에 복귀할 수 있게 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상세히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파리협정에 대한 입장을 바꿀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던 만큼 이 발언의 현실화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파리협정과 관련해 어떤 일이 생길 수도 있다(Something could happen)"며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보자"고 말했다.
이어 "협정 탈퇴와 상관 없이 미국은 환경 보호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도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그대로 괜찮을 것"이라고 선을 그으며 입장 변화가 있더라도 당장은 아닐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의견 차이는 있지만 파리협정 문제를 미국과 함께 꾸준히 논의해나가겠다"고 밝혔었다.
당초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유럽 내 입지를 강화해가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의 리더십을 의식한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의 추가 발언까지 나오면서 미국의 탈퇴 번복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파리협정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 번복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선 기간 동안 '파리협정 탈퇴'를 고수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말 '당장 폐지'하겠다는 당초 입장을 바꿔 '오픈 마인드'를 강조하면서 협정안을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달 1일 파리협정 탈퇴를 공식화하면서 탈퇴 수순을 밟아왔다. 중국과 인도 등 오염 유발 국가들은 따로 있는데도 파리협정이 미국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파리협정은 1997년 교토의정서 이후 18년 만인 지난 2015년 전 세계 195개국이 모여 새롭게 채택한 지구 온난화 대책이다. 2020년 이후의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석 연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기타 오염물질 배출량을 삭감해 지구 표면 온도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