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인사들 간 내통설이 불거진 가운데 해당 러시아 인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을 보여주는 영상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영상으로 인해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지 주목된다.
CNN이 12일(이하 현지시간) 단독 입수, 공개한 영상에는 미스 USA대회 전날인 지난 2013년 6월 2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팝스타 에민 아갈라로프, 아갈라로프의 부친인 아라스 아갈라로프 등이 만찬에 참석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영상에는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변호사와의 만남을 주선했던 아갈로프의 대리인인 롭 골드스톤도 등장한다. 골드스톤은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에 불리한 정보를 주겠다는 제안을 담은 이메일을 보낸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영상 속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인물과 만찬 테이블에 둘러 앉아 대화하는 장면이 포착돼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영상이 촬영된 다음날인 미스 USA 레드카펫 행사에서 아갈라로프 가족을 향해 '러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다'고 칭찬했다"며 "미스 유니버스 대회 관련 논의 장면에서는 '러시아는 훌륭한 나라', '러시아를 깊이 존경하고 있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CNN은 "이 영상은 트럼프와 아갈라로프 가문이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계기로 오랫동안 친분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미국 대선을 둘러싼 러시아 내통설에 새로운 통찰력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주니어의 이메일 스캔들을 진화하려는 발언들이 잇따라 나온 가운데 이번 영상이 공개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앞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게 불리한 정보를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러시아 변호사와 만났다는 의혹이 번지면서 러시아 스캔들이 재점화됐다.
비난 여론이 형성되자 트럼프 주니어는 앞서 1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스 유니버스를 계기로 친해진 게 아니라 아갈라로프가 공연한 골프장에서 만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인사들 간 내통설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을 주장하기 위해 파리로 코끼리를 만들려는 시도"라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