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제약, 정책 컨트롤타워로 적극 육성해야”

2017-07-14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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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은 장기적 연구개발 과제 효율적 지원 필요

산·학·연·관 융합 시너지 끌어내야 글로벌 진출 가능

부처 간 칸막이 걷어내고 복지부 중심 소통 운영돼야

文 정부 긍정적…고용 있는 성장 산업으로 꽃피울 것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이정수 기자 = “예전부터 제약산업은 ‘국민산업’이라는 생각을 해왔다. 글로벌 도전에 나선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대통령 직속 제약·바이오 혁신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취임 기자간담회 중)

지난 3월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수년에 걸쳐 협회를 이끌어온 이경호 회장을 떠나보내고 원희목 전 국회의원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했다. 원희목 신임 회장은 취임 직후 언론을 대상으로 한 공식자리에서 제약산업 지원·규제 정책 컨트롤타워(총괄기관)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각 부처와 산하기관 등에 산재돼 있는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지원정책을 특정 분야에 선택·집중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약개발은 장기적인 연구개발 과정을 요구하는 만큼, 단발성으로 이뤄지는 지원정책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

이는 어제오늘 불거진 문제가 아니다.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지원정책이 통합적으로 관리·운영돼야 한다는 필요성은 그간 업계 내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러나 최근 제약업계에 나타난 신약후보물질 기술이전, 높아지는 신약연구개발 비용, 다양해지는 신약개발전략 등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면서 효율적인 지원정책 운영에 대한 필요성도 더 높아지게 됐다.

때마침 등장한 문재인 정부는 국내 제약산업 글로벌 진출 기대감에 불을 지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부터 제약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육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특히 대통령 직속으로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두고 제약바이오의료기기 분과를 위원회 내에 설치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20일 ‘민·관이 함께하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설치방안을 확정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와 총리급의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크게 방향을 설정하면, 장관급의 미래창조과학부와 차관급의 과학기술혁신본부가 구체적 집행을 맡는 체계다. 이는 8월부터 출범한다.

이 시기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원 회장은 현 시점에서 국내 제약업계가 한 단계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컨트롤타워 설치가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제약산업을 두고 산·학·연·관이 융합해 시너지를 이끌어내야 글로벌 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때문에 그는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중심으로 조직재편이 이뤄진 것에 대한 의미가 적잖다고 보고 있다. 원 회장은 “그간 제약산업에 대한 지원정책에서 큰 문제 중 하나는 부처 간에 놓인 칸막이였다. 이제 4차산업혁명위원회로 컨트롤타워라는 틀이 마련된 것은 선언적인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제약·바이오·의료기기 분과가 설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과 지금까지의 과정으로 놓고 볼 때 제약산업을 주요산업으로 보는 인식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며 “이제 구체적인 육성방안은 무엇인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에서 추진 중인 2차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이 발표되면, 그런 것과 함께 구체화될 것이라고 본다”면서 “이제 시작단계다. 업계 전반이 가야 될 방향을 설정하고 법안도 정리되는 것까지 포함해 종합적인 것을 거쳐야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컨트롤타워 운영에 대해서는 복지부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규제를 담당하는 기관이 육성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제약산업 컨트롤타워는 복지부가 맡고 타 부서에서 지원하는 형식이 적합하다”면서 “제약산업은 특징적으로 사회적 산업이면서도 미래 동력산업인데, 배치될 수 있는 두 개념을 동시에 잡기 위해서는 규제 중심 기관이 주도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제약을 대표하는 학자나 전문가가 대통령급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까지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제약산업은 어떤 산업보다 기초가 갖춰져 있으나 이를 결집하고 결과로 낼 수 있는 구조가 부족한 상황일 뿐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를 통한 효율적인 육성방안 도입과 함께 제약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 의지가 상위기관을 통해 적극적으로 드러나야 외국 투자자본이 모일 수 있고, 더 빠른 성장도 가능해질 수 있다.

원 회장은 무엇보다 컨트롤타워 주목적이 융합에 있음을 강조했다. 컨트롤타워 설치는 본질적으로 소통과 공유, 협업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제약산업을 두고 각 부처 간에 벌어져 있는 업무 구조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예다.

그는 “제약산업에 미래부, 산업통상자원부, 복지부까지 각각 통제하려고 하다 보니 부처뿐만 아니라 부처를 통해 관리되는 기관 등에서도 소통이 안 되고 있다”며 “각자의 정보망으로는 한계가 있다. 서로 연결이 돼서 정보를 교환해야 시너지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원 회장은 취임 후 신약 개발과 관련된 7~8개 기관·단체에 정기적으로 모여서 정보를 교환하자고 제안했고, 이미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컨트롤타워가 제약산업 성장을 위해 함께 논의한다면 실질적으로 산업화될 수 있는 연구에 집중 투자가 이뤄지게 되는 등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원 회장의 기대다.

그는 “각자 갖고 있는 것을 공유해서 시너지를 내고 혁신을 이뤄내자는 것이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열린 혁신)’이고, 이제 그런 판이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물론 쉽지 않은 과제이기 때문에 대통령 직속 기관이 필요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안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 협회는 이 과정에서 업계 창구 역할을 이행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회장은 향후 제약산업 전망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제약산업은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성장-고용-복지로 이뤄진 ‘골든 트라이앵글’에 적합하기 때문에 국민산업으로서 육성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그간 발목을 붙잡았던 불법 리베이트도 이제 극복단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그는 “제약산업은 고용 있는 성장이 가능한 국민산업이라고 할 수 있고, 여기에 가까워지려면 신뢰경영도 확보해야 하는데 예전에 비하면 영업환경은 상당히 개선됐다”면서 “많은 제약사들이 관련 부서를 만들어서 규제하고 있다. 점차 신뢰경영이 자리 잡아가는 과정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제 국내 제약산업은 전 세계 시장을 흔들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낼 때가 됐다. 마지막으로 끌어올릴 추진력이 부족할 뿐”이라면서 “향후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정부 지원정책이 효율적으로 관리된다면 민간 사이의 협업과 블록버스터 육성 등을 실현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희목 회장은 누구?

지난 3월 취임한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63)은 대한약사회장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등 여러 요직을 두루 거친 제약업계 전문가로서 국내 제약산업 성장과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 중 한명이다.

원 회장은 1977년 서울대 약학대학을 졸업한 후 2003년에는 강원대학교 대학원 약학 박사학위를 수료한 약사다.

1991년 강남구약사회장을 시작으로 약사회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4년 대한약사회장으로 취임해 2008년까지 5년 가까이 회장직을 지냈다.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새누리당·비례대표)으로 선출돼 2012년까지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국회의원 재직 시절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는 데 기여하는 등 제약산업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2년 이화여대 약대 헬스커뮤니케이션연구원장, 2013년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 2015년 사회보장정보원장 등을 역임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2003년), ‘나는 매일 새로 태어난다’(2011년) 등의 저서가 있다.

2011년 대한민국 헌정상 우수상, 공동선 의정활동상, 2015년 대한민국 창조경제 대상(가치창조부문), 국민훈장 모란상 등을 수상했다.

△2017년 3월~현재 제21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2015년 7~11월 사회보장정보원장
△2013년 12월~2015년 6월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
△2012년 이화여대 약대 헬스커뮤니케이션연구원장
△2008~2012년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위원
△2008~2012년 제18대 국회의원 (새누리당·비례대표)
△2005~2008년 의약품정책연구소 이사장
△2004~2008년 제33, 34대 대한약사회장
△2003년 세계마약학회 부회장
△1991~1994년 강남구약사회장
△1981~2002년 원약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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