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키우는 글로벌 해운업계 '공룡들 간의 경쟁' 한국해운은 없다

2017-07-1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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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PA·연합]


윤은숙·윤세미 기자 =글로벌 해운업체들이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집 불리기에 일제히 나서고 있다. 중국의 국영 해운사 코스코(COSCO·중국원양해운집단)가 홍콩의 경쟁사 OOCL을 인수할 방침을 밝히면서 해운업계는 이제 '공룡들 간의 경쟁'이 굳혀지는 모양새다. 

◆ "한진해운 파산 해운업계 뭉치기 촉발"··· 일본 해운업계 1사 체제로  
해운사들의 뭉치기를 촉발한 것은 한국 한진해운의 파산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WSJ는 "지난해 8월 한국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해운업계의 위기감이 커지면서 연대는 가속화됐으며, 12개의 해운사가 3개의 거대 글로벌 동맹을 결성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인수·합병을 하게 되는 COSCO와 OOCL 역시 같은 동맹이었다.

이달 초에는 니혼유센(NYK), 쇼센미쓰이(MOL), 가와사키기센(K-라인) 등 일본 3사 역시 지난해 10월 31일 합병을 발표한 지 8개월여 만에 컨테이너 부문의 합병절차를  마무리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의 해운업계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선박 과잉 등으로 이윤 창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보도했다.

이제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로 간판을 바꿔 단 일본 3사는 시장점유율 7%를 차지하면서 세계 6위권 업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본격적인 서비스는 내년 4월에 시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중복됐던 노선들의 재편을 추진하면서 효율적인 노선 운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3사 합병 당시 현지 언론들은 전망했다. 또 컨테이너선의 대형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1사로의 통합은 투자 여력을 키워 영업망 확대와 비용 절감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로써 1964년 6사로 시작했던 일본의 해운업계는 지난 1990년대 말 3사 체제로 변화했으며, 이후 20년 만에 다시 1사 체제를 자리잡게 됐다. 

지난해 10월 일본 3사의 합병소식은 일본 해운업계는 물론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평소 3사 간의 합병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던 터였다. 때문에 이들의 통합은 해운업계의 실적 악화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 유럽도 인수·합병 가속화··· "작은 규모 선사 경쟁력 타격 우려" 

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해운업계의 인수·합병은 가속화하고 있다. 프랑스 선사 CMA CGM은 지난 2015년 12월에 싱가포르 선사 APL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지난해 인수절차를 완료했다. 덴마크의 머스크라인 역시 지난해 12월 독일의 함부르크쥐트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으며, 공식적인 절차는 올해 말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독일의 선사인 하팍로이드 역시 중동 선사 UASC와 합병하겠다고 지난해 7월 발표했으며, 올해 5월 인수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해양 전문지인 더로드스타에 따르면 영국 해운전문 컨설팅업체 드루리(Drewry)는 앞으로도 중급 해운사들의 인수·합병 활동이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 해운사들과의 시장 점유율 차이가 너무 크게 벌어질 경우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드루리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을 기준으로 덴마크 머스크라인은 인수·합병 발표 뒤 무려 18.4%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MSC가 13.5%, CMA CGM이 10.4%로 각각 뒤를 잇고 있다. 드루리는 이들 상위 3개 해운사의 시장 점유율이 무려 42%에 달한다면서, 2005년 상위 3사의 점유율인 26%와 비교해 격차가 점점 확대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특히 최근 해운업계에서 인수·합병 열풍이 거세지면서 상위권과 중위권의 격차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드루리는 “규모의 경제 속에서 상위 7개 선사들과 나머지 선사들의 격차 확대가 불가피해 보이는 만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선사들이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9일 WSJ 보도에 따르면 뉴욕 마린 어드바이저의 바실 카랏자스 최고경영자는 코스코가 OCCL 인수로 미국시장 점유율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고 말하고 “머스크가 이 시장을 파고드는 데 수십년이 걸렸지만 코스코는 하룻밤에 이 일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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