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평창올림픽 북한 참가, 우리 지역과 세계평화에 기여할 것"

2017-07-0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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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IOC위원장 접견…"꽉 막힌 남북관계, 스포츠서 교류 길 열려"…한국인 IOC위원 추가 타진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주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북한이 만약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여하면 올림픽 정신 고취에 기여할 뿐 아니라 우리 지역과 세계평화, 그리고 인류화합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여는 IOC의 결정에 달려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평화 구축에 있어 한국의 주도적인 역할과 인도적인 분야의 대화 지지를 확보했으므로 스포츠 분야의 협력강화가 가능해졌다"며 "IOC가 북한 참가의 문을 열어주겠다고 약속했으니, 우리 대회조직위원회와 강원도도 북한의 참가를 위해 적극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나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면 북한의 참가를 위해 중국의 협력을 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대통령은 "준비가 잘 되고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충분한 붐업이 되고 있지 않은 것 같아 염려되고, 새 정부가 처음 치르는 대규모 국제행사인 만큼 성공을 위해 당연히 지원하고 붐업을 위해 애쓸 생각이지만 IOC도 함께 노력해달라"며 "북한 참가는 그 자체로 대회 붐업과 성공적 개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두 자리인 한국인 IOC 위원의 숫자를 한국의 국제스포츠 기여 정도를 감안해 3자리로 늘리는 게 어떠냐"라며 "IOC 차원의 결의문 채택을 통해 북한의 참여를 촉진할 방법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뿐 아니라 분단으로 상처받은 한국민에게 치유를 주는 평화의 올림픽이 되길 바란다"며 "평창의 성공에 대해 IOC와 동반자 관계이고 성공을 위해 북한의 참가가 바람직하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으니 함께 노력해가자. 우리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북한 태권도 시범단이 무주 세계 태권도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중재역할을 해주셔서 감사드리며, 앞으로 북한에서 열리는 태권도대회에 우리 시범단이 참가할 길이 열렸다"며 "그동안 남북관계가 꽉 막혀 있었는데 스포츠 분야에서 교류할 길을 IOC가 열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IOC 윤리위원장으로 지명하신 점에 대해서도 아주 환영하고, 한국 대통령으로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바흐 위원장은 "오늘 문 대통령과의 면담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의 면담을 연상하게 한다. 당시 북한의 시드니 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했는데 김 대통령께서 '북한이 동의하면 나는 무엇이든 동의한다'고 말씀하셨고, 나는 이 한 마디를 가지고 북한을 설득했다"며 "북한의 시드니 올림픽 참가와 남북 동시 입장이라는 성과를 이뤘고, 결과적으로 시드니 올림픽 성공에도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문 대통령의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정책을 적극 지지하며, 이것은 올림픽 정신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께서는 당선 이전부터 보내주신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한 지지에 대해 감사드리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평창을 방문하실 것으로 들었는데 이는 순조롭게 진행 중인 올림픽 준비를 더욱 완벽하게 해줄 것"이라며 "IOC는 항상 문 대통령 곁을 지키고 있을 것이라고 믿으셔도 된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는 한배를 타고 있을 뿐 아니라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젓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바흐 위원장은 "평창올림픽의 한국 내 홍보뿐 아니라 국제적 홍보가 중요한데 중국과 일본이 차기 대회 개최에 관심을 보이는 만큼 중국·일본과 함께 협조하면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저는 독일인으로서 분단국가의 고통을 잘 이해한다.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을 개인 입장에서도 지원하며 확실한 동반자가 되겠다"며 "대통령의 평화와 화해 정책 추진에 감사드리며, 또 스포츠에는 어렵게 승리한 게 가장 값지다는 말이 있는데 이번 회담에서 성공을 거둔 데 대해 축하드린다"고 밝혔다.

바흐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상징성 있는 선물을 드리고 싶다"며 IOC 창립자가 디자인 한 메달을 선물했다.

바흐 위원장은 "IOC 창립자가 디자인한 메달을 각국 정상에게 선물했는데, 창립자 사후 이런 전통이 사라졌다가 IOC가 부활시켰고 마침 열흘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두 번째로 선물했고,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문 대통령께 이를 선물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평창올림픽의 금메달로 받아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청와대는 이날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 여부 등과 관련해 일단 북한의 참가 문제부터 확정된 이후 참가 방법과 형태가 논의될 사안이라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참가 형태나 방법은 참가가 확정된 이후 논의할 수 있는 부분으로, 구체적인 방법과 관련한 청와대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단일팀이라고 직접 언급하신 적이 없다"며 "무주 세계 태권도대회 당시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해 좋은 성적을 거둔 예를 들면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말한 것이다. 오늘도 북한의 참가 자체에 방점이 있고 참가 형태는 참가 확정 이후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국인 IOC 위원의 증원을 타진한 것과 관련, 박 대변인은 "오늘 참석자였던 유승민 위원을 거론하면서 한국의 스포츠 기여 정도를 감안해 3명으로 늘리는 게 어떠냐고 얘기했고, 바흐 위원장은 한국의 국제스포츠 참여 정도를 고려해 정할 문제이지만 현재로써는 IOC 규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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