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제임스 김 한국 GM 사장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대통령 방미 경제사절단에 동행하며 외연확장에 나섰다.
방미 경제사절단 참가 명단에 미국계 한국기업인 한국GM 최고경영자(CEO) 자격으로 올랐지만, 실제 김 사장이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회장을 4년 연속 맡으며 대외활동을 넓혀온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총출동한 회의에서 김 사장은 영어와 한국에 모두 능통해 미국 경제인들과 한국 경제인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담당했다.
이처럼 최근 김 사장은 대외활동을 넓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행정부에 우리 기업이 겪는 애로사항을 직접 알리는 등 암참 회장으로서 한미 양국 정부를 잇는 통로 역할 자처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5월 암참 사절단을 이끌고 워싱턴을 방문해 백악관과 의회 고위 관료들을 만나는 '도어녹' 행사를 진행했으며 19대 대통령 선거 전에는 암참 회장 자격으로 대선 주자들을 연달아 만났다.
◆ 한국GM과 암참, '두 마리 토끼' 잡기 분주
김 사장은 최근 암참 회장 자격으로 대외활동이 두드러지자 한국GM 경영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우려에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김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한국GM과 암참 활동을 같이 열심히 하고 있다. 둘 다 모두 잘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르지오 호샤 전임 사장의 경우 30년 이상 GM에서 근무한 베테랑이지만, 김 사장은 자동차가 아닌 IT계열 사장을 역임한 외부인사 출신이다. 이에 노조 내부에서는 한국GM 경영을 장기적으로 이끌고 갈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크다.
한국GM 내부에서는 김 사장이 암참 활동에 공을 들이는 이유를 CEO로서 내공과 영향력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크다고 보고 있다.
김 사장이 암참 회장으로 외연을 확장하면서 미국 행정부와 직접 소통하는 등 다양한 대화채널을 보유한 영향력있는 경영자, GM본사와도 잘 소통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보여주는 데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노조와의 임금협상은 김 사장이 풀어야할 숙제다. 한국GM 노조는 올해 임금 요구안에서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통상임금의 500% 성과급 지급' 등을 제시했다. 지난해 한국GM은 63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국내 5개 완성차업체 중 유일한 적자 기업이다.
한국GM은 지난 29일 노조와 임금협상 11차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위행위 조정신청을 앞두고 있다. 조정중지명령이 나오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명분을 얻게 된다.
실적 챙기기도 또 하나의 과제다. 한국GM의 1~5월 누적 판매 실적은 23만530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8% 줄었다. 한국GM 관계자는 "올해 노사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어 내부적으로 안정화 시키고 4분기 크루즈 디젤 모델 출시 등으로 판매 확대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