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여의도 일대 재건축이 후발 단지들이 속속 안전진단 단계에 돌입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여의도 지구의 경우 50층 이상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해 재건축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다.
28일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한양아파트가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으며 재건축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이 아파트는 조합방식 재건축과 신탁방식 재건축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을 앞둔 여의도 일대 아파트 가운데 가장 사업 속도가 빠른 곳은 시범아파트다. 현재까지 이 아파트만 한국자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한 상태다. 시범아파트 다음으로 속도가 빠른 수정아파트는 이달 초 시에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정비계획안을 올렸고 현재 심의를 기다리는 중이다.
여의도 일대 재건축의 관건은 해당 조합 및 추진위의 개발 방향과 시의 여의도 지구단위계획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다. 시는 지난 4월 여의도와 반포·서초 지역을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어 광역적으로 관리하는 용역을 발주했다. 세 지역 모두 1970~1980년대 아파트 공급이 활성화되던 때 건립돼 순차적으로 재건축 시기가 도래한 만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이미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 지구단위계획의 영향을 받아 일정이 늦춰질 것을 우려했다.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이는 여의도 일대는 약 55만㎡ 규모에 위치한 11개 단지, 총 6323가구다.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아파트 가운데 광장·미성·목화·한양·대교·시범 아파트 등이 여기에 속한다.
지구단위계획 발표 당시 시는 이미 추진 중인 정비사업에 대해서는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구단위계획 수립 중에도 중단 없이 진행되도록 한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이는 '법률상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할 때 개발행위를 제한할 수 있지만, 이미 추진 중인 정비사업에 대해서는 제한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는 이번 주 단지별로 주민들이 원하는 개발 계획과 그에 대한 분석 등이 포함된 지구단위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각 단지별로 현황조사를 한 뒤 어떤 문제점이 있고 어떤 주민들의 요구가 있는지 알아보고, 주민들과 협의하거나 변경하면서 추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가장 사업 속도가 빠른 시범아파트 전용면적 79㎡의 경우 4월 8억4000만~8억7000만원 사이에 거래됐던 것이 지난달 5000만원가량 오른 9억1500만원에 거래됐다. 안전진단을 거치며 재건축의 스타트를 끊은 한양아파트 전용면적 105㎡와 공작아파트 전용면적 138㎡는 각각 9억원과 14억원 초반대에 매매가격이 형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