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홍콩 주권 반환 20주년을 맞아 취임 후 첫 홍콩 방문을 앞두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견지해갈 뜻을 재차 밝혔다.
시 주석이 26일 중국국가박물관의 '홍콩 반환 20주년 성과 전시관'을 찾아 "지난 20년간 중국 의 대대적인 지원으로 홍콩특별행정구는 크게 발전하고 누구나 인정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면서 '일국양제'의 강인한 생명력을 극찬했다고 관영 신화사가 이날 전했다.
시 주석의 이러한 발언은 홍콩 내 '자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기존의 방침을 결코 수정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확고한 입장을 재차 천명한 것으로 주목된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7일 '역사는 홍콩 반환 20주년에 엄지 척'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해 홍콩 반환 20주년과 일국양제를 높게 평가하고 일각의 불만과 대대적 시위 예고를 강하게 비난했다.
신문은 "홍콩 반환은 중국 부흥을 이끌고 중화민족의 새로운 운명의 장을 연 이정표적 사건" 이라며 "홍콩은 정치적 과도기를 극복했고 중국의 지원으로 글로벌 금융도시로의 입지와 번영도 유지했다"고 성과를 자평했다.
반중세력에는 강한 경계심을 보였다. 환구시보는 "중국이 홍콩의 자유를 위협하고 일국양제도 '일국 1.5제'로 변질됐다는 주장은 소란을 일으키려는 악의적인 모함"이라고 일침했다. 또, 이는 밥그릇에 고기를 담아 먹으면서 괜히 늑대를 욕하는 꼴(경제적 부유함을 누리면서 사회, 정부에 불만이 높은 것을 비유)이라고 꼬집었다.
역사는 중국의 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은 적극적으로 홍콩을 지원해 비단길을 펼쳐줄 것이라며 소수의 선동에 흔들리지만 않으면 홍콩의 우월한 위상은 오래도록 계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오는 29일부터 7월 1일까지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홍콩을 방문한다. 첫날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 관저 주최 만찬에 참석하고 30일에는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 부대를 찾는다. 7월 1일에는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 당선인 취임식에서 당선인과 내각의 취임선서를 주관한다. 이 외에 강주아오(港珠澳) 대교, 광저우(廣州)행 고속철도 건설 현장을 시찰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당국은 자치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에 대비해 치안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홍콩 경찰력의 3분의 1을 웃도는 1만명이 배치될 예정으로 24시간 경비 태세를 갖춘다. 각종 정치 선전물, 구호 등도 제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