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충범·오진주 기자 =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북권 아파트 시장 오름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일대를 찾는 실수요층 비중이 높고, 강남권에 비해 권역별 개발호재가 풍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강북권역(한강 이북 지역) 매매가격지수는 대책 발표일이었던 지난 19일 0.16%를 기록, 전주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이중 노원구는 0.38%로 서울 전역에서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고, 성동구(0.19%), 중구(0.14%), 동대문구(0.11%), 종로구(0.11%) 등도 강남권보다 상승폭이 컸다.
하지만 서울 강북권 주택시장은 대책 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분위기다. 강북 주택거래가 재건축이 아닌 일반 아파트인데다, 풍부한 개발호재가 실수요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원구의 경우 상계주공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1단지부터 16단지까지 총 4만여가구에 이르는 상계주공은 대부분 1980년대 후반에 완공돼 재건축 연한이 다가오는 단지들이 많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상계주공 17·18·19단지의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500만~3000만원가량 상승했다.
상계뉴타운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내달 상계뉴타운 최초 분양 단지가 나온다. 이미 조합원 입주권은 매물이 없으며 문의전화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일대 집주인들도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하고 물건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도봉구의 경우 서울시가 추진하는 창동·상계 신경제 중심지 조성과 GTX 개통 등이 예정돼있다. 특히 창동역 근처에는 1980년대 후반에 지어진 창동주공 1~4단지 6124가구와 창동주공 17~19단지 4494가구 등 1만가구 이상의 단지가 밀집해 있다. 이들 단지 역시 재건축 연한이 다가오고 있다.
창동 일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창동주공 18단지 전용면적 59㎡는 이미 지난해 매매가격이 3억원을 넘었고, 현재는 3억5000만원을 넘긴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GTX 역세권 개발을 바라보고 강남권에서 오는 손님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권과의 접근성이 우수한 성동구는 '성수전략정비구역' 개발호재로 시세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서울숲 트리마제(최고 47층)', '갤러리아 포레(최고 45층)',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최고 49층)' 등 초고층 랜드마크가 들어서면서 일반 아파트도 거래에 탄력을 받고 있다.
현재 전략정비구역 내 공급면적 99㎡ 단독주택 매매가격은 3.3㎡당 3500만원에 육박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북 일대는 인프라 개발이 이뤄지는 곳이 많고 실수요층도 두터워 아직 안정적인 시장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재개발 구역 가운데 이주가 지속되는 지역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통계는 거래에 후행하고 여름철 비수기도 겹쳐 강북권 역시 숨고르기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