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와 나스닥 간 상관계수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평균 0.92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비해 다우와 S&P500 상관계수는 각각 0.74, 0.83으로 집계됐다. 코스피가 나스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얘기다.
상관계수는 -1과 1사이 숫자로 표기한다. 1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크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계수가 0.5 이상이면 의미 있는 상관성을 띠는 것으로 본다.
코스피와 나스닥 간 동조화 현상은 최근 들어 더 뚜렷해졌다. 상관계수는 1~2월만 해도 0.9를 밑돌았다. 0.9를 넘어서기 시작한 것은 4월 이후다.
나스닥은 4월 25일 사상 처음 6000선을 넘어섰다. 지수는 이후 1개월 만에 6200선을 돌파하면서 3.7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173.74에서 2342.93로 7.78% 올랐다. 6년 만에 박스권에서 벗어난 거다.
반면 나스닥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0.35% 상승하는데 그쳤다. 나스닥이 이처럼 부진하자 코스피 오름폭(1.16%)도 둔화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연초 이후 나스닥 상승을 견인했던 업종은 단연 기술주다. 기여도가 65.8%에 달했다. 앞서 9일 나스닥이 1.80% 하락했을 때도 기술주 조정폭(-87.7%)이 가장 컸다. 말 그대로 폭락했다. 이런 여파는 고스란히 코스피로 옮겨졌다.
물론 아직까지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에 대한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지는 않다. 지속적으로 오른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가 약세를 보이면 마찬가지로 정보기술(IT)주 비중이 높은 코스피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IT 대장주인 삼성전자만 보더라도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한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나스닥에서 기존 주도주인 기술주가 조정받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코스피에서는 기술주 가격 부담이 아직 크지 않지만 나스닥과 코스피 상관관계가 높아진 상황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