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5년물 금리는 이날 각각 0.036%포인트, 0.050%포인트 내린 1.661%, 1.865%를 기록했다. 하루 전 변동폭을 상당 부분 되돌려 놓은 것이다.
전날에는 3·5년물 금리가 나란히 0.065%포인트씩 뛰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상승폭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바람에 채권시장에 충격을 줬다. 그는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된다면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 통화정책 기조를 언급한 것은 2014년 취임 이후 처음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제 조건인 인플레 부담이 해외와 국내 모두 크지 않다"며 "당장 기준금리를 인상할 정도로 상황이 급박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내외 경제 성장세가 완만해 수요 면에서 물가상승 압력도 크지 않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전날에도 채권시장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외국인은 같은날 국고채 3년물 선물을 9000계약 순매도한 반면 현물시장에서 1·5년 이하 채권을 각각 1조원, 1300억원어치씩 순매수했다.
공동락 연구원은 "시중금리가 상승해도 단기 조정 차원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며 "급격하게 매도 전략을 취하기보다는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물론 기준금리 인상은 시간 문제다. 하지만 연내에는 어려워 보인다. 애초 점쳤던 인상 시기는 내년 하반기다. 다만 이주열 총재가 내년 3월로 임기를 마친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한은에서 물러나기 전 인상을 시도할 수도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새 정부가 추진하는 경기부양책을 고려한다면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경제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예상치를 웃돌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오는 7월과 10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높이면 금리를 올릴 명분이 생긴다.
이미선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시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하방경직성을 키울 것"이라며 "장기물 금리는 보합세를 보이거나 하락해 장·단기물 금리차가 축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 하락폭은 5년물보다 0.014포인트 작았다. 덕분에 전날 0.218%포인트까지 벌어져 있던 3·5년물 간 금리차가 0.204%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일반적으로 단기물이 장기물에 비해 기준금리 등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장기물 금리는 미국 기준금리와 같은 대외변수나 수급적인 요인에 따라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