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세종시를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완성시키겠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힌 만큼, 행정수도 위상에 걸맞는 지방경찰청 신설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신설 여론의 배경이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경찰청이 없는 현실을 반영, 문재인 정부의 결단에 주목되고 있다.
11일, 세종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세종경찰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세종지방경찰청' 신설은 세종시가 치안확립을 위해 지속적으로 건의해온 주요 현안 중 하나다. 앞서, 이춘희 세종시장은 경찰청 신설의 당위성을 언급하면서 소관 부처인 행정자치부 장관과 경찰청장을 만나오면서 건의하기도 했다.
당시, 정부는 인구 수와 비례해 경찰청 신설은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신설 미승인 이유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인구 규모가 30만명 미만인데다가 강력사건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여기에 국무총리실을 비롯해 36개 중앙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했고, 그에 따른 각계·각층의 집회시위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치안 활동보다 집회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역할 범위를 벗어난 상황이 자주 발생되다보니 이는 고스란히 경찰을 찾는 민원인들한테 피해가 전가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미 정부는 세종시 남부권 신도심 지역에 남부경찰서를 신설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세종시 입장에선 장기적 로드맵상 지방경찰청 신설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현재 세종경찰서가 설치돼 있는 상황에서 신도심 지역에 남부경찰서를 신설하고, 치안을 담당하다가 추후 경찰청 신설을 해야할 시점에 도달하면 인근 도시와 비교하면서 또다른 잡음이 생길 것 이라는 우려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요컨대, 세종시 인근 광역자치단체인 충청남도나 충청북도의 경우 각각 경찰청이 설치돼 있으면서도 산하 기초자치단체에는 1급부터 3급까지 경찰서가 설치돼 있다. 충청남도 산하 자치단체인 천안시의 경우만 봐도 인구 63만명이 넘어섰다. 현재 세종시 인구 3배에 가깝지만 경찰서는 동남경찰서와 서북경찰서 두 곳이 설치돼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법적지위를 반영한 지방경찰청 신설은 불가피 하다는 것이 지역사회 중론이다. 일선 자치구가 없는 세종시지만 충남, 충북과 동일한 법적지위를 갖춘 자치단체기 때문에 사실상 무리가 없다는 것.
특히, 세종시 건설 완공 시점이 오는 2030년까지 인구 50만명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는 도시임에 따라 완성된다 손 치더라도 천안시 현재 인구에도 못미치게 된다.
단순히 인구 수에 비례해 경찰청 신설을 결정하는 행정논리가 명분이 없다는 이유다.
새정부의 출범으로 행정수도론이 급부상하면서 행정수도로 변화하고 있는 세종시의 특수성을 반영해 치안확립 등 법적지위 일맥상통을 위해서라도 경찰청 신설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계속해서 제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