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농가 신고 은폐·지연으로 AI 퍼졌나…방역당국 조사 나서

2017-06-0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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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이달 초 종식 수순을 밟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북 군산에서 시작해 제주, 부산, 경기 파주, 경남 양산까지 잇따라 발병하며 AI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AI 발병 농가 중 군산 농가 신고 은폐와 신고 지연으로 AI 바이러스가 더 퍼진 것으로 추정돼 방역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민연태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5일 "AI 발원지로 추정되는 전북 군산 농가와 역학 관계가 확인된 제주·경기·충남·전북·경남·부산 등 6개 시·도에서 AI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군산의 AI 농가가 신고 은폐와 지연이 의심돼 현재 방역당국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AI 추가 확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추가로 유통된 오골계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이달 2일 제주시 애월읍의 한 소규모 토종닭 농가에서 발생했다. 이 농가는 지난달 27일 1만5000여 마리를 키우는 전북 군산 종계 농장에서 유통한 오골계 5마리를 도내 5일장에서 산 뒤 폐사했지만, 즉각 방역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 이후 기존에 키우던 토종닭까지 일부 폐사하자 그제야 방역당국에 AI 의심신고를 했고 AI 바이러스는 H5N8형으로 확인됐다. 

특히 방역당국은 AI 발원지로 추정되는 전북 군산 소재 농가에 대해서 다각적인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전북 군산 농장주가 천안 소재 A농장에서 전북 정읍 소재 B농장으로 오골계 150수를 중계 판매했고, 이중 약 30수가 폐사해 나머지 개체를 같은달 19일 반품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대목에서 방역당국은 군산 농장주가 2주동안 AI 의심 신고를 은폐하거나 지연했다고 보고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AI 발생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 기간동안 'AI 오골계'가 다른 지역으로도 유통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방역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더군다나 H5N8형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인 경우 관련 산업에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지난겨울 전국에 창궐한 H5N6형 AI 바이러스보다는 병원성이 강하지 않았지만 잠복기가 길어 발병 증상이 나타날 때쯤에는 이미 주변에 다 퍼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역대 두 번째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2014년 AI 사태 당시 유행했던 바이러스 유형도 H5N8형이었다.  

민연태 국장은 "지난 2일 최초 의심신고가 들어온 제주 AI 발병 농가의 고병원성 여부가 금일 오후 6시경에 나올 예정"이라며 "고병원성 AI로 밝혀질 경우 위기단계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해 방역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I 유형이 고병원성으로 확인되면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경제장관관회의를 열어 위기단계 상향과 방역 대책 등을 논의한다. 위기경보가 '경계' 단계일 때는 발생 시·군과 인접 지자체만 상황실을 설치 하지만 '심각' 단계로 상향되면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상황실을 설치해 방역을 실시해야 한다.

농식품부는 이날 전국 모든 전통시장과 가든형 식당으로 살아 있는 가금류의 유통을 금지하고, 전통시장(212곳)과 가금판매소(297곳)에 대한 특별 점검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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