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불가 포켓몬고...SK텔레콤 AR 시장 선점 흔들

2017-06-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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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모바일 위치기반(LBS)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가 2월 이후 끝없는 추락속에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포켓몬고의 열풍이 급속도록 식으면서 공동 마케팅에 나선 SK텔레콤의 AR 시장 선점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켓몬고는 이날 구글 플레이 기준 인기순위 165위, 매출 71위에 랭크돼 있다. 앞서 1월 출시 당시 인기순위 1위, 매출 2위를 기록한 것에 비해 저조한 순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것.

포켓몬고는 구글에서 분사한 미국 스타트업 나이언틱이 일본 닌텐도사의 인기 캐릭터 '포켓몬'을 빌려온 작품으로, 지난해 7월 미국 등에 공개돼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도 출시 첫 주에는 주당 실사용자(WAU)가 698만4000여명에 달하면서 인기 순위에서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을 누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후 게임의 초반 인기가 식으면서 3월에는 사용자수가 반토막으로 줄어들었고, 4월 들어서는 실사용자수가 193만명으로 3분의 1로 급감했다. 매출 역시 2위에서 71위로 밀려나면서 끝없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포켓몬고의 부진이 거듭되면서 파트너사인 SK텔레콤 역시 마른침을 삼키고 있는 형국이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나이언틱, 포켓몬코리아와 함께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포켓몬고를 활용한 공동 마케팅과 향후 AR 분야 기술제휴를 추진하기로 했다.

당시 SK텔레콤은 전국 4000여 곳의 공식인증 대리점에 포켓몬고의 필수 아이템을 얻는 장소인 '포켓스탑'을 설치해 이용자들 유치에 나섰다. 이와 함께 6월 말까지 포켓몬고 게임 이용 중 발생하는 데이터도 무료로 개방하는 '제로레이팅' 마케팅을 앞세웠다.

SK텔레콤은 10~20대 포켓몬고 사용자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설문조사를 통해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70~80%에 달한다는 홍보도 병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켓몬고의 사용자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사실상 AR 시장 선점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SK텔레콤과 나이언틱과 AR 기술협력 부분에서도 실내측위 분야의 방안만 논의했을 뿐 아직까지 뚜렷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양측은 제휴 당시 차세대 유·무선 인프라인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의 AR을 골자로 전방위적인 협력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의 제로레이팅 마케팅도 망중립성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도마위에 오른 상황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당시 제로레이팅에 대해 공정경쟁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어 관련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는 2015년 KT와 카카오가 제휴를 통해 월 3300원을 내면 카카오톡, 다음웹툰 등의 서비스를 월 3GB 내에서 추가 데이터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다음카카오팩서비스'에 대해 망중립성 위반 소지가 크다며 행정 지도한 바 있다.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새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아지트 파이가 망 중립성 완화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확산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망중립성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거운 상황에다가 포켓몬고의 이용자수 감소라는 악재에 부딪힌 상황"이라며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SK텔레콤과 나이언틱의 AR 협력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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