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호 줄기세포치료제 허가 취소 되나

2017-06-01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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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업체 파미셀 ‘하티셀그램’ 허가 취소 위기 맞아

부작용 추가조사 자료건수 부족

자료 건수 조정안은 식약처가 거절

앞으로 한달 환자 자료 확보가 관건

파미셀의 줄기세포 치료제 '하티셀그램 AMI' [사진=파미셀 제공]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파미셀이 개발한 세계 1호 줄기세포 치료제가 허가 취소 위기에 몰렸다. 선도적인 줄기세포 치료제 성과로 주목받은 정부와 업체는 신뢰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파미셀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급성심근경색 줄기세포 치료제 '하티셀그램 에이엠아이(AMI)'에 대한 시판 후 조사(PMS) 부작용 건수 2차 조정안을 제출했다.
시판후조사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발견되지 않은 부작용을 추가로 확인하기 위해 진행되는 절차다. 임상시험만으로 예측하지 못한 변수를 실제 처방 과정에서 일정 기간 추적 관찰해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이 제도가 적용되는 의약품은 허가 후 정해진 기간(4~6년) 내에 조사를 마치고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두 차례의 판매정지 처분에 이어 시판 허가 자체가 취소된다.

2011년 7월 허가된 하티셀그램의 경우 시판 후 조사 만료일은 6월 30일이다. 조사 만료일로부터 자료 제출 기한인 3개월 안에 부작용 조사자료 600건을 제출하지 않으면 3개월간의 1차 판매정지가 적용된다.

1차 판매정지 기간에도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이후 6개월간의 2차 판매정지 행정처분이 이뤄진다. 이 기간에도 제대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허가가 취소돼 제품을 판매할 수 없다.

때문에 파미셀은 올 초 조사 건수를 600건에서 60건으로 줄여달라는 1차 조정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식약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첫 줄기세포 치료제인 만큼 엄격한 안전성 입증이 필요하다고 보고 조정안 승인을 거절했다. 

다급해진 파미셀은 최근 조정안을 새로 만들어 전달했다. 2차 조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한 달 안에 중앙약심을 통해 이를 검토할 방침이다. 2차 조정안이 승인되면 파미셀은 자료 제출 의무를 이행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이마저 거절되면 행정처분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허가 취소는 업체와 정부 모두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파미셀은 바이오기업 입지가 흔들리고, 신뢰를 잃게 된다. 식약처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초'에 연연해 성급하게 줄기세포 치료제를 허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하티셀그램은 허가가 이뤄진 2011년부터 지금까지 1200건 이상 처방된 것으로 추산된다. 파미셀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하티셀그램 출하 건수는 2014년 225건, 2015년 191건, 지난해엔 265건을 기록했다. 하티셀그램은 투여 환자의 골수에서 중간엽줄기세포를 분리·배양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PMS 자료 제공에 동의한 환자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어 제출 건수를 만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열쇠를 쥐고 있는 식약처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파미셀에서 조정안을 보완해 제출한 만큼 이를 검토할 예정"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검토 일정이나 검토 사항 등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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