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은 30일 천안 종합 운동장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FIFA(국제축구연맹) U-20(20세 이하) 월드컵 2017 16강전에서 1-3으로 졌다.
기니, 아르헨티나를 꺾으며 ‘죽음의 조’로 불린 C조에서 조2위(2승1패)로 16강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은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에 덜미를 잡혔다. 1989년과 1991년 U-20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포르투갈은 2011년 대회 준우승, 2013년 16강, 2015년 8강에 오르며 꾸준한 강세를 보였다. 한국은 U-20 월드컵에서 역대 5번째 8강 진출을 노렸지만, 포르투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 16강전이었다. 에밀리우 페이시 감독은 2008년부터 포르투갈 축구연맹에 소속 돼 각 연령별 대표팀을 지도했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선수들과는 2015년 8월부터 함께 했다.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차근차근 이번 대회를 준비한 것이다.
한국 축구를 이야기할 때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투혼이다. 투혼을 통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기를 바란다. 하지만 선수들의 정신력만으로는 월드컵 무대에서 정상에 설 수 없다. 포르투갈과 한국 팀의 기량 차는 분명했다. 포르투갈 선수들은 자국 명문 팀인 FC 포르투, 벤피카 등의 팀에서 1,2군으로 뛰면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다. 반면 한국 U-20 대표팀에는 이승우(FC 바르셀로나 후베닐 A) 등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면 팀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이 없다.
16강 전 후 신태용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프로에서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다. 많은 선수들이 프로 경험을 해야 한다. 잠재력은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경기에 뛰지 못하면 경기력은 나오지 못한다. 경기를 뛰지 못하면 퇴보할 수밖에 없다”며 “성적이 하루아침에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력 차는 있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기량은 높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대회를 치른 소회를 전했다.
비록 기대했던 성적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신태용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은 최고의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유럽과 남미 팀들을 상대로 수비로 버텨내는 축구가 아닌 공격과 패스로 맞불을 놓으며 당당하게 맞섰다. 창의적인 공격축구로 20세 이하 청춘들과 함께 한국 축구의 미래를 그렸다. 2017 U-20 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소중한 경험을 했다. 어찌보면 월드컵 4강만큼 값진 성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