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20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은 조별리그 A조에서 2위를 확정한 뒤 16강 상대로 이란을 기대했다.
이란과 포르투갈이 C조에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었는데, 이란이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한국과 맞붙을 수 있었다.
신 감독은 지난 27일 "냉정하게 얘기하면 이란이 우리 선수들에게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르투갈보다는 이란이 더 승산있다는 것이었다.
포르투갈이 체격이나 힘에서 한국보다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한국 대표팀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이승우, 백승호와 함께 K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다수 포함돼 있지만, 포르투갈은 대부분의 선수들이 자국 프로축구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래도 포르투갈을 해볼 만한 상대라고 애써 기대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력차는 컸다.
세계 유수 명문 팀에 속한 포르투갈은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였다.
포르투갈은 잠비아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1-2로 패했지만, 경기를 거듭하며 적응 시간이 길어질수록 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와 1-1로 남겼고, 이란과 3차전에서는 2-1로 역전승을 거두며 16강에 올랐다.
그리고 16강에서 한국에 3-1로 승리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해 총 4경기에서 2승 2패를 했다. 두 번의 패배가 모두 유럽 팀이었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는 잉글랜드에 0-1로 지며 첫 패배를 당했다.
잉글랜드 역시 대부분의 선수들이 유럽 최고의 축구 빅리그인 프리미어리그(EPL)에 속해 있다.
포르투갈의 이날 경기력은 지난 1월 친선경기에서 한국이 1-1로 비겼던 그 상대가 아니었다.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는 오히려 지난달 26일 대표팀과 전북 현대의 평가전과 비슷했다. 대표팀은 당시 전북에 0-3으로 완패했다.
포르투갈의 역습에 수비는 번번이 뚫렸고, 이상헌의 만회골 등 투혼을 발휘했던 후반 막판을 제외하면 공격은 포르투갈 수비벽에 막혔다.
골키퍼 송범근은 "(유럽 팀들과) 격차를 많이 느꼈다"며 "유럽의 빠른 공격이 우리를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도 "열심히 했지만 실력차는 있었다"고 했다.
그는 "경기에서 보이지 않은 실수가 드러난 것은 큰 경기에서 꾸준히 뛰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그런 점을 보완해야 한국 축구가 밝게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U-20에서는 세계 축구와 어느 정도 격차가 줄어들었을 것으로 기대했던 이번 대회에서 한국 축구는 줄어들지 않는 숙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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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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