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개혁적 성향으로 인해 다양한 정책이 시도되면서 외려 인도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인도 경제를 받쳐왔던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아 휘청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 모디 총리 집권 후 관광업 꾸준히 성장
관광산업이 급성장하면서 호텔 및 음료·식료품 업계는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주요 글로벌 호텔 체인과 주류 업체도 인도에 진출한 상태다. 수천만명이 관광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고용되면서 일자리 창출 효과도 보고 있다. 지난해 관광업계에서만 2539만4500개의 일자리를 창출, 전체 고용의 5.8%를 차지했다.
인도 국립식품협회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식품 업계에서만 약 500억 달러(약 56조2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는 2021년까지 800억 달러까지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통계가 이미 나온 데 비춰보면 한 해 동안 상당 부분 목표를 채운 셈이다.
이는 관광업 발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모디 총리의 개혁 드라이브가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집권한 모디 총리는 관광 발전을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선거 운동 기간에 고용 창출과 지역 발전을 위해 50여개의 관광 루트를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강조한 이유다.
◆ 세금 개혁·각종 금지령에 불안 떠는 관광업계
그러나 인도 정부의 신규 정책들이 인도 관광업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고 있다. 일단 지난 4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주요 간선 도로 500m 이내에서의 '주류 판매 금지령'은 이미 호텔업과 주류 업계에 타격을 주고 있다.
주요 간선 도로 500m 이내에서는 술을 판매하거나 제공하지 않도록 규정한 것인데, 간선 도로 특성상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호텔과 음식점이 즐비해 있어 매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이코노믹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주류 판매 금지령 시행 직후인 5월 한 달간 인도 주류 시장 성장률은 5% 이상 하락했다. 2011년 이후 매년 12% 이상 성장세를 보였던 점에 비하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위스키와 브랜디, 보드카 등 주류 수요도 2.2% 감소했다. 주류 판매업자 3명 중 1명은 폐업을 선언하기도 했다.
오는 7월 1일부터 도입될 예정인 상품·서비스세(GST) 법안도 관광업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일명 '부가가치세 간소화' 법안인 GST 법안은 현재 주마다 16∼27% 범위에서 차별적으로 부과하고 있는 부과세를 통일하는 게 주요 골자다.
이 정책에 따라 하루 숙박비가 5000루피(약 8만7000원) 이상인 인도 내 숙박업소의 경우 고객에게 28%의 추가 세금을 부과하게 된다. 라이선스를 다시 취득해야 하는 사업자나 소비자 입장에서 부담이 불가피하다.
뉴델리, 뭄바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레스토랑을 대상으로 이른바 '테라스 사용 금지령'이 내려졌다. 수요 증가에 따라 사업장 규모를 확장하면서 테라스와 옥상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자 이를 금지한 것이다.
아슈와이 로하니 에어인디아 회장은 30일(현지시간) 인도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월드에 기고한 글을 통해 "지난해 관광업은 인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9.6%에 해당하는 2089억 달러(약 234조8871억원)를 벌어들였다"며 "인도에서 매우 중요한 수입원인 만큼 비자 제도 완화 등 '관광 퍼스트'를 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