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지난 40년 넘게 석유를 비축했던 1급 보안시설이 다음 달 문화공간으로 서울시민에게 돌아온다. 이곳에는 향후 물 부족 현상에 대비하기 위해 생활하수와 빗물을 재활용할 중수처리시설(생활하수 재활용) 및 저류조(빗물 재활용)도 갖춰졌다.
서울시는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다음 달 중순께 공연장, 전시장 등의 문화시설과 휴게시설(카페테리아), 편의시설을 갖춰 재탄생한다고 24일 밝혔다. 석유비축기지는 1973년 석유파동 때 지름 15~38m, 높이 15m(5층 건물)의 5개 비축탱크와 지원시설 등을 지어 총 6907만ℓ 규모 석유(가솔린·디젤, 벙커씨유)를 저장했다. 그간 시민들의 접근과 이용이 철저히 통제됐다.
면적은 총 14만㎡이다. 기존 5개의 유류저장탱크는 다목적공간으로 바뀌고 새롭게 신축하는 1곳은 정보교류센터 기능을 맡는다. 3번 탱크는 원형이 보존된다. 외부의 임시주차장 부지는 문화마당, 산책로, 야생화정원 등으로 꾸며 커뮤니티 활동에 쓰인다.
현지 건축물의 모든 냉난방시설은 전기사용이 아닌 100% 지열을 활용해 운영토록 설계됐다. 녹색건축인증(한국산업기술인증원) 우수등급과 에너지효율등급(한국건물에너지기술원) 최우수등급으로 예비인증을 받은 상태다. 준공 직후에 별도 본 인증 절차를 밟는다.
서울시 최광빈 푸른도시국장은 "산업화시대 석유를 저장하던 탱크를 재생해 역사와 문화의 숨결은 보존하면서도 시민이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생태문화시설로 마련했다"며 "앞으로 시민의 다양한 삶과 문화활동이 이곳 비축기지에 차곡차곡 쌓여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