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애플과 노키아가 23일(현지시간) 특허권 분쟁과 관련된 해묵은 소송을 모두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측은 관련 소송을 모두 취하할 예정이며 노키아의 헬스케어 사업 부문에 애플이 다각적인 지원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휴대전화 업계의 최강자였던 노키아는 애플이 디스플레이, 사용자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 안테나, 비디오코딩 등 거의 모든 핵심 기술 분야에서 32건의 노키아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12월 전 세계 11개국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노키아는 또 미국의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애플을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제소했으며, 실제로 ITC는 올해 1월 애플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지난 2011년 1차 특허권 분쟁 당시 애플은 노키아에 거액의 로열티를 지불하기로 합의했지만, 계약 만료가 되면서 양측간 면허 연장 협상이 무산되자 2차 특허권 분쟁이 시작됐다.
노키아는 과거 자신들이 휴대전화를 제조할 당시 엄청난 연구 개발비를 투입해 만든 기본적인 특허들이 애플 등에 의해 무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애플은 노키아가 "부당하고 반경쟁적인 방식으로 과도한 특허 수익을 챙기려 한다"고 반박했다.
두 회사가 이날 합의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노키아는 성명에서 "비즈니스 협업 계약에 따라 특정 네트워크 인프라스트럭처 상품과 서비스를 애플에 제공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러나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애플이 노키아에 선불 형식의 현금을 지불하고 매출의 일부를 추가로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소송 제기 후 애플의 온라인 스토어에서 사라졌던 노키아의 자회사 위딩스의 디지털 헬스케어 앱들을 다시 복원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두 회사가 특허권 분쟁을 시작한 뒤 위딩스 제품은 애플 스토어에서 삭제됐었다.
테크크런치는 "휴대전화 사업을 접고 스마트폰과 연동된 욕실용 체중계 등 건강기기 상품 개발에 주력해온 노키아는 애플과의 '디지털 헬스 분야 미래 협업' 합의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게 될 것"이라며 "다음 분기 노키아의 수익 보고서를 보면 애플이 얼마를 지불하기로 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키아의 마리아 바르셀라 최고 법률책임자는 "이번 합의는 애플과의 관계를 적대적인 법정 관계에서 고객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전환하는 의미 있는 합의"라고 말했다.
제프 윌리엄스 애플 COO(최고운영책임자)도 "이 분쟁 해결에 만족하며 우리는 노키아와의 비즈니스 관계를 확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합의 후 노키아 주가는 5%가량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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