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22일 밤(현지시간) 벌어진 자살폭탄 공격은 공연장에 몰린 무고한 관객을 노렸다.
프랑스 파리의 바타클랑극장 공격 후 1년 반 만에 또다시 공연장이 테러의 목표물이 됐다.
공연장은 클럽, 축제장, 경기장과 마찬가지로 민간인 대상 무차별 공격, 즉 '소프트타깃' 테러의 주요 대상으로 꼽힌다.
공연장은 한정된 공간에 대중이 밀접해 공격이 벌어지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다.
또 일정과 장소 등 행사정보가 정확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언제, 어느 곳에 인파가 몰리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테러범에게 '쉬운' 목표물인 셈이다.
2015년 11월 13일 무장 괴한 일행이 미국 록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이 공연을 하던 바타클랑극장에 잠입해 관객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갑작스러운 총격에 미처 극장을 빠져나가지 못한 관객 약 100명이 목숨을 잃었다.
22일 밤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벌어진 공격도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가 끝난 후 사람들이 출구로 몰려들기 시작할 무렵 한 남성이 자폭했다. 주변에 있던 어린이를 포함해 22명이 목숨을 잃었다.
못에 상처를 입었다는 목격자 진술에 비춰 공격에 쓰인 폭탄은 못이나 나사 같은 금속 파편으로 만든 사제폭발물로 의심된다.
IS는 바타클랑극장을 비롯해 파리시내 6곳에서 동시다발로 벌어진 테러 이튿날 선전매체에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맨체스터 콘서트 폭탄공격도 역시 이튿날 IS가 선전매체 등으로 배후를 자처했다.
바타클랑극장 테러가 당시 파리시내 6곳에서 여러 명이 가담해 벌어진 동시다발 테러의 일부인 반면 이번 맨체스터 아레나 공격은 현장에서 사망한 자폭범 외 용의자가 파악되지 않았다.
그러나 테러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계획 수립이나 폭발물 제조에 조력을 제공한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IS는 이날 아마크통신으로 배후를 자처하면서 처음 '보안 분대'(a security squad)가 공격을 수행했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이를 '한 병사(전사)'로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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