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제임스 코미 전 FBI(연방수사국) 국장의 해임 여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가장 최신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취임 뒤 처음으로 탄핵 찬성 여론이 반대를 앞질렀다. 미국 언론들은 앞다투어 연이은 정치권의 탄핵 발언을 보도하고 있다.
미국 잡지인 더 네이션은 '트럼프 탄핵을 향한 시계가 째깍거리고 있다'는 제목으로 최근 수면 위로 부상하는 '탄핵 논의'를 조명했다. 더 네이션은 '탄핵 시계'를 언급한 미국 민주당 마크 포칸 하원의원(위스콘신)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책임 등도 함께 언급했다.
의회전문지인 더 힐 역시 16일(현지시간) "탄핵이 우리 손에 닿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는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제목으로 내걸면서 민주당 내에서 더욱 활발해지는 탄핵 논의를 전했다. 일찌감치 탄핵을 주장해온 맥신 워터스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진보센터(CAP: Center for American Progress) 회의에서 "우리는 탄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면서 "우리는 탄핵이 우리 손에 닿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워터스 의원은 트럼프가 기밀 정보를 러시아 관리에게 넘겼다는 것 자체가 탄핵의 가장 결정적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 같은 논의가 지나치게 이르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친정부적 성향을 띠는 폭스뉴스는 "민주당 의원들이 너무 이르게 'I 단어(Impeachment)'를 언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점점 더 많은 이들이 탄핵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것은 민주당이 생각하는 것만큼 간단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트럼프 탄핵 과정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난항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연일 커지는 코미 스캔들에 여론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퍼블릭 폴리시 폴링(PPP)'의 여론조사(5월 12∼14일·692명) 결과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관련 질문에 응답자의 48%가 '지지' 의사를 표했다고 16일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반면 반대 응답은 41%로, 지지에 비해 무려 7%포인트나 낮았다. 11%는 찬반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쿼츠는 "지난 1월 같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탄핵을 지지하는 응답은 36%였다"면서 "탄핵에 대한 찬성 여론이 반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코미 전 국장 해임과 관련한 의견을 물은 데 대해 응답자의 48%가 반대 의견을 밝혔다. 찬성 의견은 37%에 불과했다. 여기에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사임해야 한다는 의견은 54%에 달했다.
이번 여론 조사는 "플린에 대한 조사를 중지해 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담긴 코미 국장의 메모 관련 보도가 나오기 전에 이뤄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코미 메모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CNN 선임 법률 애널리스트인 제프레이 투빈은 "(이번 사건은) 세 단어로 정리될 수 있다. 사법 방해 (Three words: obstruction of justice)"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