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이재현 CJ 회장의 컴백이 오는 17일로 예고되면서 CJ그룹의 재건에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2013년 7월부터 시작된 이재현 회장의 경영공백은 약 4년간 우여곡절을 거치고 결국 복귀로 가닥이 잡혔다. CJ그룹의 수난은 전 정권의 시작점부터 출발해 막판 사면으로 결정되면서 다행스럽게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CJ그룹의 고난은 2013년 5월 검찰의 그룹 본사 압수수색이 시작되면서부터다. 압수수색 한 달 뒤인 6월 검찰은 이재현 회장의 소환조사했고 같은 해 7월 18일 이재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조세포탈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같은 재판과정은 항소 이후 2심과 대법원에서도 반복됐다. 2심에서는 횡령혐의 일부를 무죄로 보는 등 감형된 부분이 있었으나 징역 3년의 실형은 유지됐다. 이 회장의 건강을 고려한 CJ그룹 측은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고 구속집행정지도 지난하게 이어졌다.
그러다가 2015년 9월 대법원은 일본 부동산 구입에 따른 배임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대신 형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일부 재벌오너의 재판을 참조해보면 파기환송을 통해 집행유예로 이어진 사례가 있었으나 CJ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았다. 같은 해 12월 서울고법은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016년 7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광복절 특별사면 실시를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특사는 형이 확정된 경우를 대상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해 CJ 측은 재상고를 포기하고 형을 확정받았다. 만약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형을 살아야 했지만 CJ측은 사면에 기대를 건 것이다. 벌금은 252억원은 형 확정 뒤 사흘 만에 완납했다. CJ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 8월 12일 이 회장이 사면대상에 포함돼 실형의 굴레를 벗어던질 수 있었다.
이재현 회장은 곧 돌아오지만 현재 CJ는 갈 길이 바쁜 상태다. 이 회장의 공백기간 동안 그룹의 확장과 사업추진에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경영은 그간 손경식 회장 외 3인으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에서 이뤄져 왔다. 이 때문에 거대 M&A 추진은 물론이고 그룹의 청사진 제시도 쉽지 않았다.
빠른 성장세를 보였던 이전과 달리 이 회장의 공백기 동안 그룹은 정체돼 있었다. CJ의 매출은 2013년 26조원가량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도 31조원 정도로 해마다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레이트 CJ를 달성하기 위해 이재현 회장은 우선 과감한 투자와 빅딜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해외 매출 비중 70% 달성의 목표를 내건 만큼 글로벌 기업 M&A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그룹의 핵심 역량으로는 바이오와 물류, 문화를 3대 축으로 묶어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올해 3월 인사를 살펴보면 CJ그룹의 핵심계열사인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등에서 중심적으로 단행됐다.
식품산업 부분은 동남아시아를 겨냥해 외형확대를 추진한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 식품업체를 인수하고 양해각서도 다각도로 진행 중이다. 우선 한류의 불씨를 살려 동남아에서 문화사업도 한 축으로 병행한다. 물류는 중국과 인도 및 중동을 겨냥해 사업을 키운다. CJ대한통운은 2013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8건의 대형 M&A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