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캠프 진영과 러시아 간 내통 의혹에 연루된 자국 주미 대사를 교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 통신은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부가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대사를 대신할 아나톨리 안토노프 외무차관에 대한 인준안을 국가두마(하원)에 제출한 상태라고 전했다.
하원과 상원 소관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안토노프 대사 지명자의 인준안을 심의할 예정이며, 안토노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양자회담이 예정된 7월 독일 함부르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부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유력 일간 코메르산트는 보도했다.
키슬랴크 대사 경질 소식은 그가 전날 미국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함께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한 뒤 나왔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조사하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 해임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기도 했다.
키슬랴크 대사는 트럼프 정권의 첫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됐다가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으로 낙마한 마이클 플린과 여러 차례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내 '러시아 스캔들'의 중심에 서 온 인물이다.
3성 장군 출신으로 트럼프 캠프 안보 참모를 거쳐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됐던 플린은 트럼프 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해 연말 키슬랴크대사와 여러 차례 접촉하며 미국의 대러 제재 해제 문제까지 논의한 데다 이런 사실을 상부에 거짓 보고한 사실이 드러나 취임 3주 만에 해임됐다.
키슬랴크는 지난 2008년부터 주미 대사로 재직해 왔다. 그는 대사직에서 물러난 뒤 신설되는 유엔 주재 대(對)테러전 사무소 대표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키슬랴크 대사 경질이 미국의 러시아 내통 스캔들과 연관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크렘린궁은 주미 대사 교체 계획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미 국장 해임에 대한 화답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키슬략 대사를 교체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설을 수사하던 FBI 국장을 해임한 것에 대한 화답으로 보인다'는 질문에 "아니다. 우리는 어떤 교환 거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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