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에 바란다②]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 “정경유착 척결 동시에 기업에게 자유·국민에게 기회 주는 국정운영 필요”

2017-05-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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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은 11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정경유착 척결과 같은 개혁과 동시에 기업에는 자유를, 국민에게는 기회를 주는 국정운영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사진=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 제공]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정경유착은 없어야겠지만 다른 후보들의 장점이었던 기업에는 자유를 주고, 국민에게는 기회를 준다는 기조로 국정을 운영한다면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현 대한중재인협회 회장)은 11일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포함해 다른 후보들의 공약 중에서 좋은 것을 받아들이는 탕평책을 바탕으로 한 경제정책을 실현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 기간 동안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기업 및 산업정책의 주요 화두로 제시해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재벌개혁이나 지배구조 개선 등이 자칫 기업의 경제활동을 제한하고 투자·고용을 얼어붙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이 전 총장은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할 방안으로 대통령의 공약이 당선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 만큼 지금부터는 현실에 맞도록 수정 및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등과 관련된 공약은 일정 부분 대통령이 되기 위한 공약으로 본다”며 “자신의 공약을 바탕으로 다른 후보들의 장점으로 꼽혔던 경제 공약들을 받아들이는 국정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탕평책과 같은 국정운영으로 선진국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이 전 총장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소해야 할 과제로 복잡하게 꼬인 국제정세를 꼽았다.

그는 “지금 대외환경은 말 그대로 우리를 백척간두의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압박,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우리나라는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문 대통령의 첫 행보를 높이 평가했다. 이 총장은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전화통화에서 정상회담 조기 개최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며 “이제 취임 하루가 지났지만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게 국정운영을 해나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다음달 중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외교당국이 양국 정상의 회담 조기 개최 의지를 확인한 만큼 방미 특사단 파견, 고위급 자문단 방한 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총장은 국제정세를 풀어나가는 동시에 내부 개혁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문 대통령 당선으로 대한민국은 개혁을 택했다”며 “재벌개혁,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신설 등을 통해 우리나라는 그동안 정체됐던 개혁을 재가동해 선진국의 기틀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개혁과 통합이 균형을 맞춰나가는 국정운영이 이뤄져야 한다고도 했다.

이 전 총장은 “개혁과 통합의 저울이 균형을 맞춰야 대한민국이 다시 갈등으로 위기를 겪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어느 한 쪽에 쏠리기보다는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국내 주요 경제단체들이 신임 대통령에게 당부했던 부분과도 일맥상통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부터 대선을 거치며 상처 입은 국민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경쟁자를 동반자로 끌어안는 포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대선 직전까지 갈등과 국론 분열을 겪어 왔다”며 “이제 나라를 통합하고 아우르는 리더십을 문 대통령이 발휘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 전 총장은 소통하는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국민들이 대통령과 소통에 목말라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이 이를 시원하게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이미 문대통령은 주민들과의 친근한 인사, 수석 비서관과 청와대 소공원 산책 등으로 소통의 리더십을 펼치고 있다.

그는 “하루 동안이지만 자동차타고 가면서 국민들에게 손을 흔드는 등 친근한 모습에 기대감이 높아졌다”라며 “소통에 적극적인 모습이 보면서 느낀 점은 후보 시절 생각했던 기대감보다 훨씬 더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것이라는 예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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